제일은행의 대주주인 미국의 뉴브리지캐피털이 최근 하나은행에 제일은행 인수의사를 타진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국민.주택은행에 이어 은행권에 또 한 차례 합병바람이 일 전망이다. 21일 금융계의 한 고위관계자는 "제일은행의 지분 51%를 갖고 있는 대주주인 뉴브리지캐피털이 하나은행과 신한은행에 제일은행 인수 의사를 물은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신한의 경우 지주회사 정비가 끝나지 않아 소극적인 반응을 보인 반면 하나은행은 적극 나서 합병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도 "최종석 전략기획본부장을 단장으로 이달 초부터 뉴브리지캐피털측과 제일은행 인수 문제를 협의중"이라며 "JP모건과 리먼브러더스 등이 협상자문사로 참여하고 있다"고 확인했다. 금융계에선 뉴브리지캐피털이 제일은행으로부터 조기 철수할 방침을 정하고 본격적인 매각작업에 들어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최근 호리에 제일은행장을 전격 교체하고 명예퇴직을 실시해 군살빼기에 나선 것도 지분 매각을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해석했다. 하나(자산 52조원)와 제일(26조원)이 합병하면 총자산이 78조원에 달해 국민(1백85조)과 우리금융(1백1조원)에 이어 국내 3위의 대형 은행으로 재탄생하게 된다. 또 하나은행 입장에선 제일은행을 흡수하면 소매금융분야를 보강할 수 있는 등 '시너지 효과'도 얻을 수 있을 것으로 금융계는 예상했다. 한편 이근영 금융감독위원장과 류시열 은행연합회장은 최근 잇따라 통합 국민은행 출범 이후 위기 의식을 느낀 은행들이 자발적인 합병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언급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