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소비세 인하 시행 첫날인 20일 자동차 가전 등 관련 상품 제조.유통업체들은 밀려드는 가격문의 및 구매상담 전화로 바쁜 하루를 보냈다. 전국 매장마다 지난 14일부터 시작된 "특소세 파동"으로 야기된 6일간의 영업공백을 거뜬히 회복하는 모습이었다. 특히 인하폭이 상대적으로 큰 자동차의 경우 전국의 출고사무소와 영업소마다 출고되는 차량과 고객들의 발길로 활기를 띠었다. 자동차업계는 이번 조치로 연말 비수기임에도 불구,약 5%가량 수요가 늘 것으로 기대했다. 다만 내년 6월까지 한시적으로 적용된다는 점에 대해 아쉬워하는 반응을 보였다. 가전업계는 주요 해당품목인 프로젝션TV의 인하폭이 크지 않아 특수로까지는 연결되지 않겠지만 수요확대의 촉매제 역할은 할 것으로 기대했다. 자동차와 가전업계는 이번 조치를 매출증가로 연결시키기 위해 다양한 마케팅 전략 수립 및 판촉행사 마련에 들어가기로 했다. ◇자동차업계=현대자동차 서울 성북출고센터는 이날 하루 약 3백50대의 차량을 출고했다. 특소세 파동 이전의 하루 평균치보다 1백50여대 많은 것이다. 지난 14일부터는 인하대상에서 제외된 LPG차량을 중심으로 하루 평균 10여대가 출고되는 게 고작이었다. 대우자동차도 그동안 중단됐던 상담이 재개되는 한편 신규계약도 크게 늘었다. 인천 계산영업소 임충식 소장은 "상담건수가 특소세 파동 이전의 평균치보다 2배가량 된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자동차도 특소세 파동이후 6일만인 이날 오후 2시30분부터 신규차량 출고를 재개했다. 르노삼성차의 서울 압구정지점 민병찬 지점장은 "1주일 가까이 신규계약이 단 한건도 없었는데 오늘은 10건 정도의 상담이 이뤄졌다"며 "이미 평소 실적을 회복하고 평일 계약건수를 경신할 분위기"라고 전했다. 이처럼 매장 분위기가 되살아나자 업체들은 연식변경 등의 요인으로 인해 최대 비수기인 12월에도 적극적인 판촉행사로 소비를 진작시켜 나가기로 했다. 현대 기아 대우 르노삼성 등은 12월 판촉계획을 수정,대대적인 특소세 마케팅을 펼칠 방침이다. 한편 자동차공업협회가 이번 조치로 자동차 내수시장이 약 4.2% 확대될 것으로 예측한 가운데 업체에 따라 5∼10% 정도의 판매증가를 예상하고 있다. ◇가전업계=가전업체들은 이날 가격표를 고쳐 부착하는 등 특소세 인하를 판매확대로 연결하기 위해 바쁜 움직임을 보였다. 그러나 첫 날인데다 가격인하폭이 크지 않아 소비자들의 문의만 있을 뿐 실제 판매량은 예상보다 많지 않다고 업계 관계자는 전했다. 게다가 이미 출고된 제품의 경우 특소세를 환급해줄 것인지가 아직 결정되지 않아 판매를 꺼리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소비자들 사이에도 가격인하폭이 이 정도밖에 안되느냐는 반응이 많았다. LG전자는 44인치 프로젝션TV의 경우 16만원 정도 가격이 떨어지지만 대당 가격이 3백50만∼4백50만원에 달해 소비자들의 구매결정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회사 관계자는 그러나 "디지털 본방송이 시작되고 소비자들이 대형화면을 선호하는 추세인데다 월드컵 특수를 감안하면 내년초부터 매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에어컨의 경우도 비수기라 당장 매출이 증가하지는 않겠지만 내달부터 시작되는 예약판매가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특소세 인하로 가격이 15평 기준으로 15만원 정도 내려갈 것"이라며 "20∼30% 정도 예약판매가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특소세 인하가 적용되지 않은 기존 출고제품에 대한 재고조사에 나서는 한편 이날 출고제품부터 별도 제작된 스티커를 부착,각 대리점에 공급하고 있다. LG전자도 각 대리점마다 대형 현수막을 걸고 특소세 인하 사실을 알리는 등 '특소세 마케팅'을 펼칠 계획이다. 대우전자는 에어컨 신제품의 출하시기를 앞당기고 내년도 판매량을 늘려잡는 등 특소세 인하에 따른 판매 확대전략에 착수했다. 대우전자 에어컨 기획팀의 김영준 과장은 "그동안 상대적으로 비싼 가격 때문에 구입을 망설여왔던 고객들이 신모델을 집중적으로 구매할 것으로 예상돼 내년도 사업계획을 20%정도 늘려잡고 있다"고 말했다. 김상철·이심기 기자 cheo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