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무엇에 쓰는 물건인고" 이런 물음이 나올 법하다. 팅,비기,카이홀맨,유토,메인... 이동통신 업계가 앞다투어 쏟아내는 서비스명은 사전에도 없고,물어봐도 잘 모른다. 하지만 톡톡튀는 이름 속에는 각각 의미심장한 메세지가 담겨있다. 1318 전용브랜드 비기 vs 팅 vs 카이홀맨=SK텔레콤의 "팅"은 10대의 "팅문화"에 주목한 이름이다. 미팅,채팅,문자팅등 "~팅"을 통해 만남을 즐기는 아이들의 특성을 겨냥해 이동전화가 만남을 이어준다는 의미를 부여했다. SK의 20대 브랜드인 TTL의 서브 브랜드로의 이미지를 살리기 위해 t를 따와 진행형 어미 ing를 붙인 것이기도 하다. 즉 TTL세대로 성장중,또는 작은 t가 큰 T로 자라나는 중이라는 뜻. 모두 10대의 무한한 잠재력을 상징하는 의미다. 캐릭터는 "소리"다. "팅"발음이 주는 경쾌한 소리가 귀에 쏙 들어온다. "팅팅 티리 티잉~"하는 CF송도 재미있다. 광고대행사 화이트의 작품. LG텔레콤의 "카이홀맨(Khai Holeman)"은 귀여운 홀맨 캐릭터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LG의 20대브랜드 "카이"의 서브브랜드. 카이는 수학기호 무한대(kai)에서 따온 것으로 여기에 "홀맨"을 덧붙였다. "홀(구멍)"은 무엇이든 넣을 수 있고 무엇이든 꺼낼 수 있는 만큼 역시 10대의 무한 가능성을 역설한다. 광고물량이 상대적 열세임에도 불구하고 가입의향률이나 브랜드 인지도 조사에서 수위를 다투고 있다. KTF의 "비기(Bigi)"는 "Big+i"다. "큰 아이"라는 뜻이자 "빅"에다 이쁜이에서처럼 귀여운 느낌을 주는 접미사 "-이"를 붙인 것이기도 하다. 역시 "미완의 대기"로 "점점 커지는" 10대들의 잠재력을 상징한 것. 캐릭터인 파란 공룡은 네스호에 사는 신비의 동물 네시를 모델로 했다. 목밖에 볼 수 없지만 수면아래 무한한 덩치가 숨어있을 것으로 추정되는 네시의 특성을 무한한 가능성을 품고 있는 아이들과 연결시켰다. 자세히 보면 1318이라는 숫자모양도 찾을 수 있다. (1에 3을 바싹 붙여 보라) 제일기획의 오혜원 AE는 "기호를 뜻보다 이미지로 받아들이는 세대답게 아이들이 먼저 의미를 찾아낸다"고 말한다. 2535 전용브랜드 유토 vs 메인=2535 브랜드명은 좀더 이성적이다. 일에 열심이면서도 자신만의 또다른 생활을 추구하는 세대의 특징을 강조했다. SK텔레콤의 "Uto"(화이트)는 일견 "유토피아"를 연상케 하지만 사실은 "너의 땅(your+土)"이란 의미다. 일과 함께 자신만의 세계를 단단히 쌓고 있는 세대의 라이프스타일을 표현한 이름. "Main"(웰콤)은 가입자나 평균 통화량이 가장 많은 2535세대를 "주류"로 구분해 이름지었다. 1924 전용 브랜드 티티엘 vs 나=TTL(화이트)은 연령별 전용브랜드의 시초격이다. 무정형,모호함으로 규정되는 1924는 약자를 사용한 첫세대. 예컨대 "너무"를 "넘","안녕하세요"를 "안냐세염"으로 줄여쓰기 시작한 세대다. 티티엘은 "타임 투 러브""더 투웬티스 라이프""더 투웬티스 리버티"등 다양한 의미의 약어로 풀이할 수 있다. 물론 다른 어떤 것도 가능하다는게 이지희 이사의 설명. "Na"(웰콤)는 요새 아이들이 "나는 누구인가"를 잘 알고 있으며 분명한 자기주체성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붙여진 이름이다. 자신을 솔직하게 표현하는 신세대들의 지지아래 "아버지 나는 누구예요"라는 엽기적 카피가 함께 뜨면서 인지도를 높였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