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론 제품이 최고의 광고모델이다. 특성을 가장 정확히 표현할 수 있어서다. 모델료를 따로 지불할 필요가 없다는 것도 대단한 장점. 샘표식품의 신제품 "숨쉬는 콩된장"(제작 리앤디디비)의 주연은 실제로 살아 숨쉬는 된장이다. 황금빛 찬란한 된장이 화면가득 넘실댄다. "푸우~푸우~"숨소리와 함께 된장이 호흡을 하듯 오르내린다. 사람은 조연이다. 된장을 관찰하던 외국 식품학자가 눈이 휘둥그래진 채 "잇츠 얼라이브!(살아있어)"라고 외친다. "숨쉬는 콩된장"은 잘익은 된장을 "숨쉰다"고 표현한다는 데 착안한 이름. 광고는 된장이 싱싱하게 살아있는 듯한 느낌을 신선하게 살려냈다. 제작진은 된장의 외형이나 질감상 자칫 시각적인 거부감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해 아름다운 황금색깔을 내는데 주력했다. 호흡은 된장속에 특수풍선을 넣어 촬영했다고. 사람이 직접 입으로 풍선에 바람을 불어 넣으며 들숨 날숨을 자연스럽게 표현해냈다. 샘표식품의 박진선 사장도 "인공호흡팀"에 참여했다. 이에앞서 대우 무세제 세탁기 "마이더스"가 물방울만을 모델로 쓴 미니멀리즘 광고를 선보였다. 물방울이 자동차로 세탁기로 자유자재로 변하면서 물로만 세탁한다는 특징을 잘 드러낸다. 한국화장품의 기능성 화장품 "A3F[on]"역시 화장품 광고로는 이례적으로 미인대신 제품이 모델이다. 건전지 "에너자이저"도 머리끈을 동여맨 에너자이저가 푸쉬업을 하는 재미난 컨셉으로 눈길을 끈다. 모두 제품의 "자기 PR"이 돋보이는 광고들이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