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약보합권으로 마무리, 사흘째 하락하는 장세를 연출했다. 주위변수들이 중립적으로 작용한 가운데 환율은 상승 요인이 없었으나 물량 공급이 부진한 탓에 1,283원선을 주무대로 보합권에서만 등락하다시피 했다. 다음주에도 1,280원을 뚫고 내려서기 위한 하향 시도가 있을 것으로 보이나 물량 공급 여부가 관건이다. 1,280원에 대한 경계감이 뚜렷해 외국인의 주식순매수가 지속돼도 실제 공급물량이 적은 편이라 시장의 움직임은 주로 1,280원대를 주무대로 삼을 것으로 보인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0.30원 낮은 1,283원에 한 주를 마쳤다. 오전중 1,283원을 주거래범위로 한 환율은 오후장에서 저점을 낮추기도 했으나 단 1.10원의 이동거리에서 등락하는 전형적인 주말 장세를 보였다. ◆ 1,280원 하향 재도전 = 일단 시장 심리는 아래쪽으로 향해 있다. 고점 매도에 대한 인식이 팽배해 있으나 1,280원이 견고한 지지선으로 계속 작용하고 있다. 당분간 증시의 외국인 매매동향에 관심을 두면서 보유 물량의 처분이 언제 이뤄질 지가 주목하고 있다. 업체들의 1,280원 지지에 대한 인식이 보수적이고 소극적인 외환거래를 유지하게끔 만들고 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외국인 주식자금이 나올 것으로 봤으나 그렇지 못하고 오히려 역송금이 조금 나왔다"며 "업체들도 1,280원이 막힌다고 보고 물량을 계속 보유하고 있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다음주에도 1,280원 하향돌파를 위한 테스트가 이어지면서 1,275∼1,288원을 거래범위로 보고 있다"며 "외국인 주식자금 공급에 대한 기대는 어렵고 역내 보유물량의 처분이 이뤄지느냐 여부를 살펴야 할 것 같다"고 전망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달러/엔도 거의 변화가 없고 수급도 균형을 이뤄 변수들이 중립적으로 작용했다"며 "에너지 관련 업체들의 매수시즌이 시작될 즈음이라 1,280원 언저리에서 매수세는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다음주에도 외국인 주식매매패턴과 주식시장 동향에 초점을 맞추면서 1,280원을 뚫기 위한 시도는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 변수 움직임 중립 = 최근 하락 기조를 주도하던 외국인의 주식매매동향은 혼조세를 보였으며 달러/엔 환율도 122엔대에서 정체됐다. 주가도 약보합에서 강세로 돌아서는 등 시장 변수들이 시장 심리를 혼란시킨 탓에 환율의 변동성은 극도로 위축됐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활발한 손바꿈을 했다. 오전장만 해도 거래소에서 주식순매도를 보였던 외국인은 오후 들어 방향을 틀었으나 규모가 크지 않아 2억원의 매수우위에 그쳤다. 반면 코스닥시장에서 2억원의 순매도를 기록, 균형이 잡혔다. 환율에 미치는 변수로서는 미약한 흐름이었다. 업체는 장중 소극적인 거래에 임했으며 위로 오르는 레벨마다 매물을 대기시켜놓았다. 역외세력은 관망세로 일관했다. 달러/엔 환율은 122엔대에서 정체된 흐름을 보였다. 전날 뉴욕에서 미국 경제 회복 기대감으로 달러/엔은 122.30엔을 기록했으며 이날 달러/엔은 미국 경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배경에 두고 있는 가운데 일본 수출업체들의 네고물량 등이 달러화 강세 분위기를 약간 이완시켜 소폭 하락세를 보였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밤새 역외선물환(NDF) 환율은 1,286.50∼1,288원 범위에서 매수-매도 양방향으로 팽팽한 가운데 1,287/1,288원에 마감했다. 전날보다 0.70원 오른 1,284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직후 이날 고점인 1,284.50원으로 올라선 뒤 차츰 되밀려 10시 1분경 1,283.50원으로 내렸다. 이후 환율은 대체로 1,283원선 후반에서 흐름을 잇다가 외국인 주식자금, 외국인 직접투자(FDI)자금 공급으로 11시 12분경 1,283.20원으로 내려섰다. 이후 환율은 보합권에서 수급 공방을 펼치며 좁은 등락을 거듭하다가 1,283.50원에 오전 거래를 마감했다. 오전 마감가보다 0.10원 낮은 1,283.4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조금씩 레벨을 내리면서 2시 2분경 이날 저점인 1,282.80원까지 낮췄다. 이후 한동안 1,283원을 놓고 수급 공방을 벌이다가 매수세가 들어오면서 3시 31분경 1,283.80원까지 반등하기도 했으나 이후 약보합권에서 흐름을 잇다가 장막판 1,282.70원으로 저점을 낮췄다. 장중 고점은 1,284.50원, 저점은 1,282.70원으로 변동폭은 1.80원에 불과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0억3,99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9억8,68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4억4,500달러, 3억600만달러가 거래됐다. 17일 기준환율은 1,283.4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