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가 연일 상승세를 기록하는 가운데 거래마저 위축되는 등 채권시장이 혼미상태를 보이자 한국은행이 국공채 매입을 통한 공개시장조작에 나서기로 했다고 한다. 물론 시중 금리가 오른다고 해서 무조건 정책당국이 개입하는 것을 바람직하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작금의 금리는 뚜렷한 이유도 없이 비정상적이라 할 만큼 큰 폭으로 움직이고 있어 시의적절한 조치로 평가할 만하다. 채권금리는 지난 14일과 15일 이틀 동안에만 0.58%포인트가 오르는 등 급등세를 보였고,투매현상으로 환금성이 위협받을 정도의 거래위축이 나타나는 혼란한 모습을 보여왔다. 다행히 16일에는 정부의 시장개입 발표로 진정되기는 했으나,이는 어디까지나 응급처방일뿐 근본대책이 될 수 없다는 점에서 불안요인은 여전하다고 보는 것이 옳다. 그런 점에서 정부와 통화당국은 보다 근본적인 대응책 마련에 나서야 할 것이다. 최근의 채권금리 급등을 어떻게 해석해야 할지 당혹스런 면이 없지 않다. 일반적으로 거론되는 배경은 주가상승과 경기회복 전망,그리고 미국의 채권금리 상승 등이다. 종합주가지수가 610선을 돌파하는 등 주가가 상승 추세에 있고,반도체 가격 상승 등으로 경기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낙관하기는 아직 이르다는 점에서 최근의 금리상승은 지나치게 민감한 반응이 아니냐는 게 우리 생각이다. 설령 그러한 재료들을 인정한다 하더라도 시중에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하는 여유자금들이 적지않은 현실이고 보면 금리가 지금처럼 급등해야 할 이유는 없다. 따라서 기관투자가들이 단기적 금리동향에 연연해 투기성 거래를 하다보면 낭패를 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고,오히려 금융시장 혼란만 부추길 우려가 있다는 점에 유의해야 한다. 문제는 시장참여자들의 금리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팽배해 있다는 점이다. 채권값이 상투권(금리 바닥)에 들어섰다는 막연한 생각을 버리지 못하거나, 정부의 경기대책 또는 통화정책이 언제 어떻게 바뀔지 확신을 갖지 못하는 한 그러한 불안감은 가시지 않을 것이다. 따라서 정부는 회사채 수급상 무리가 없다는 식의 원론적 해명에 그칠 것이 아니라 저금리 체제를 정착시켜 나가겠다는 확고한 의지를 분명하게 인식시켜 줄 필요가 있다. 그 효과적인 수단 가운데 하나가 콜금리의 추가인하다. 지금의 금리급등은 어느모로 보나 국가경제에 하등 도움될 게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정책대응에 적극 나서주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