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섬업계 내에 구조조정이 지연되면 `공멸'할 수있다는 위기감이 고조되고 있지만 뚜렷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공급과잉 해소를 위한 유휴설비 처리문제의 경우 업체간 인수.합병(M&A) 등 구조조정 문제와 맞물려 있어 진전이 없는 상황이고 노후시설 폐기도 인력 구조조정 문제로 연결돼 해결의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효성은 올 들어 울산공장 일부 노후설비의 가동을 중단하는 등 채산성이 나쁜 부문에 대한 구조조정에 나섰으나 노조의 반발에 부닥쳐 진통끝에 이같은 계획을 사실상 백지화했다. 태광산업과 대한화섬은 노후 화섬설비 정리 계획의 일환으로 최근 5백7명을 희망퇴직 또는 정리해고 등의 방법으로 감원했으나 노조가 크게 반발하고 있어 여전히 갈등의 불씨를 남겨 놓고 있다. 이밖에 코오롱 새한 등도 화섬부문의 노후설비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를 놓고 고심하고 있다. 유휴설비의 해외이전 등을 통한 공급과잉 해소도 지지부진하기는 마찬가지다. 고합은 울산공장의 일부 화섬설비를 내년말까지 중국 인도네시아 등으로 옮기기로 하고 이전작업에 나섰지만 최근 기업분할 등 구조조정 문제와 맞물려 향후 처리방향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휴비스도 중국 쓰촨(四川)성 일대에 연산 30만t 규모의 폴리에스테르 단섬유 공장을 건립,국내 설비의 일부를 이전키로 했으나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화섬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판매단가를 높이거나 원가경쟁력을 확보하는 방법 밖에 없다"면서 "채권단의 구조조정 의지부족과 노동시장의 경직성이 걸림돌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경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