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외국인 주식순매수를 등에 업고 이틀 내리 하락했다. 그러나 실제 매물은 많지 않았으며 달러/엔 환율의 급등으로 낙폭이 만회되면서 환율 등락은 주로 1,282∼1,283원 언저리에서 좁게 이뤄졌다. 시장의 시선은 여전히 국내 증시와 외국인 매매동향에 맞춰져 있는 가운데 1,280원을 지지선으로 하는 약보합세가 예상된다. 1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1.30원 낮은 1,283.30원에 마감했다. 오전중 1,282원선을 주로 거닐던 환율은 오후 들어 달러/엔 급등으로 거래범위를 1,283∼1,284원으로 옮겼다. ◆ 외인순매수에 눈 맞추기 = 연일 1,000억원을 넘어서고 있는 외국인 주식매매동향이 관건이다. 이날도 하락심리만 앞세워 내려섰으나 16일에는 외국인 주식자금의 공급이 얼마나 이뤄지느냐가 낙폭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달러/엔 환율은 단기급등에 따른 조정을 거치면서 큰 영향을 주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마인드만 앞선 채 물량 공급이 따르지 못했다"며 "달러/엔이 122엔대로 급등했으나 달러/원의 연동성이 없는 것으로 보아 달러매수(롱)마인드는 더욱 약화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외국인의 주식순매수를 더 크게 기대하긴 어렵고 국내 보유물량이 적극 출회돼야 1,280원을 뚫을 수 있을 것"이라며 "시간상 인내력을 필요로 하는 문제로 보여지고 내일은 주말을 앞두고 있어 1,281∼1,285원에서 움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외국인 주식자금이 부담을 줬으나 달러/엔의 급등이 이를 막았다"며 "재료가 섞인 탓에 달러매도심리와 1,280원에 대한 경계감이 상충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또 "약보합권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내일은 1,280∼1,285원 범위내 박스권을 지킬 것"이라고 내다봤다. ◆ 외인순매수 VS 달러/엔 상승 = 외국인은 전날에 이어 이날도 대규모의 주식순매수를 기록, 환율 하락을 유도했다. 그러나 실제 물량 공급은 딸린 탓에 낙폭 확대는 꾀하지 못하고 하락 심리만 강화했다.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203억원, 292억원을 기록, 달러공급 요인을 축적했다. 전날 1,578억원의 순매수분은 16일 시장에 본격적으로 공급될 전망이다. 주가도 오전장만 해도 전날 급등에 따른 하락 조정세를 보였으나 오후 들어 610선을 한때 돌파하는 등 상승쪽으로 방향을 돌리는 등 혼조세를 띤 끝에 0.24포인트, 0.04포인트 낮은 606.44에 마감했다. 달러/엔 환율은 전날 뉴욕에서 121.54엔에 마감한 뒤 이날 오전중 정체장세였으나 오후 들어 오사마 빈 라덴 체포설로 달러매수가 몰려 한때 122.30엔대까지 치솟기도 했다. 달러/엔은 오후 4시 52분 현재 122.11엔이다. 엔화가 약세를 보인 데 비해 원화는 소폭 강세를 띠면서 엔/원 환율은 1,051.86원까지 하락, 달러매수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수준까지 도달했다. 시장 분위기는 하락이 대세였으나 실제 물량 공급이 부족했다. 레벨이 낮다는 이유로 업체의 결제수요나 저가매수가 유입됐으며 1,283∼1,284원원 근방에서는 네고물량도 간헐적으로 출회됐다. 수급은 대체로 균형을 유지했으며 역외세력은 관망세가 짙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밤새 역외선물환(NDF)환율은 1,286.50∼1,288원 범위에서 매수-매도가 공방을 벌인 끝에 1,286/1,287원로 마감했다. 전날보다 1.60원 낮은 1,283원에 시작한 환율은 개장직후 1,282.50원까지 내린 뒤 반등, 9시 44분경 1,283.50원으로 올라섰다. 그러나 환율은 물량 공급으로 서서히 레벨을 낮춰 10시 46분경 이날 저점인 1,282.20원으로 내려섰으나 추가 하락은 저지됐다. 환율은 대체로 1,282원선에서 배회하다가 1,282.60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20원 높은 1,282.8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달러/엔의 상승을 타고 조금씩 오름세를 강화, 1,283원선으로 올라서 2시 59분경 1,283.90원까지 올랐다. 이후 환율은 한동안 1,283원선을 거닐다가 오름세를 강화, 3시 58분경 이날 고점인 1,284.50원까지 오른 뒤 소폭 반락하면서 1,283원선으로 내려섰다. 장중 고점은 개장가인 1,284.50원, 저점은 1,282.20원으로 변동폭은 2.30원에 불과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7억5,57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3억3,61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4억500달러, 3억8,700만달러가 거래됐다. 16일 기준환율은 1,283.1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