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테러 전쟁과 관련된 미국 정부의 입장과 정책을 국내외에 알리는, 이른바 전쟁홍보팀을 여성들이 이끌고 있다는 소식이다.

홍보와 선전은 다른 것이지만 전쟁홍보는 선전의 영역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히틀러는 선전이야말로 아군에겐 용기와 사명감, 적에겐 공포감과 당혹감을 안겨준다고 믿었고 이에 따라 나치정권의 선전을 담당했던 요제프 괴벨스는 "끊임없이 반복하면 네모가 원이라고 믿게 하는 것도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라디오를 이용한 나치의 뛰어난 선전술은 신문방송학의 기초인 미디어의 효과이론을 태동시켰거니와 오늘날 선전은 모든 싸움에서 무력전 이상으로 중시된다.

미국이 심리전부대를 운영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그러나 아프간전의 경우 미국은 초기 선전전에서 시행착오를 거듭했다.

아프간 전역에 세계무역센터 잔해사진을 실은 전단을 뿌렸으나 아프간인 상당수가 문맹인데다 쌍둥이빌딩이 뭔지조차 몰라 테러의 참상을 알리는데 실패했고, 방송시설을 갖춘 EC-130기를 이용해 이번 전쟁이 아프간 국민 전체를 대상으로 한 게 아니라 탈레반의 만행을 저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으나 일반인에게 라디오가 없어 소용 없었다는 것이다.

반면 탈레반 정권은 미군의 오폭으로 인한 민간인 희생자의 모습을 강조, 세계 각국의 동정을 자아내고 미국의 전쟁 명분을 퇴색시키는 등 노련한 선전술을 과시했다.

결국 미국은 아프간에 식량과 함께 라디오를 투하하고, '자유 아프가니스탄 라디오'방송을 만들기로 하는 한편 신속 여론대응팀을 가동시켜 탈레반의 흑색선전 분쇄에 나섰다.

휴즈 백악관 고문과 클라크 국방부 수석대변인 등이 바로 이 전쟁홍보를 총괄하는 셈이다.

언론학자 라스웰이 '상징 조작에 의한 집단적 태도 관리'로 정의한 선전의 요소는 반복 단순화 이미지조성 감정자극 등 기본적으로 여성이 남성보다 잘한다는 것들이다.

북부동맹군의 카불 점령으로 새 국면을 맞게 된 대테러전 홍보에서 미국의 여성브레인들이 어떤 전략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박성희 논설위원 psh77@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