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에너지산업에 대한 구조개편을 추진하는 이유는 공기업의 비효율성을 제거하기 위해서다.

국영 독점기업인 한국전력과 가스공사에 민간 자본을 투입,에너지산업의 재무구조를 건전화시킬 필요성도 있다.

당장 현재 부채가 33.8조원에 달하는 한전은 오는 2015년까지 발전소 건설 등을 위해 약 67조원의 자금을 추가로 조달해야 한다.

이같은 자금 수요로 인해 이 회사의 부채비율은 1백11.5%(1999년 말)에서 2008년 말에는 2백53.0%로 2배 넘게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재무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시스템변화 없이는 곤란하다는 얘기다.

이와 함께 과거 공기업 독점 분야였던 전력 및 가스산업에 대해 민간에 문호를 개방,시장기능을 복원시켜 효율적인 에너지 소비를 유도한다는 것도 중요한 정책 목표다.


<>공기업의 비효율성 제거=에너지경제연구원에 따르면 국내 전력산업은 이미 지난 1990년 이래로 "규모의 경제"를 상실했다.

설비규모는 급증했으나 생산성은 향상되지 않았다는 분석이다.

한전의 발전설비 1천kW당 종업원 수는 미국(0.67명) 일본(0.84명) 등에 비해 높은 1.14명 수준이다.

한전은 그동안 생산성을 높이려는 노력보다는 비전력 부문 사업을 확장해 왔다.

조직 확대 등에 치중하는 방만한 경영행태를 보여온 것.

정보통신(신세기.온세통신.하나로.두루넷 등) 분야에 1천3백72억원을 출자했고,방송(YTN) 분야에도 5백90억원을 투입했다.

한전은 이밖에 각종 공익부담금에 시달려 왔다.

타(他)에너지 개발사업에 연평균 3천1백60억원을 지출했고,연구개발과 중소기업 지원사업에는 연간 2천1백억원을 썼다.

이들 공익부담금을 모두 합친다면 그 규모는 연간 1조3천억원에 달한다.

사업의 집중력이 분산되면서 한전의 노동생산성은 지난 99년 판매량 기준으로 52개 외국 전력사들과 비교,27위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가스공사도 공기업으로서 한전과 비슷한 상황이다.

가스산업 구조개편으로 공기업의 태생적 한계인 방만경영을 제거하는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한전의 대외 차입 확대 및 재무구조 악화도 해결해야 할 문제다.

현재의 전기요금 수준은 지난 81년과 비교,오히려 6.7%가 떨어졌다.

현 체제를 지속할 경우 별도의 추가 증자 없이는 설비투자 자금 조달을 위한 대외 차입이 매년 급증한다.

2003년께면 차입금 잔액이 32조8천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다(多)소비형 산업구조 변화 유도=전력 및 가스산업 구조개편은 에너지 다소비형 산업구조를 변화시키는 데 중대한 역할을 해낼 것으로 전망된다.

민간부문이 에너지산업을 맡게 돼 시장기능이 복원되면 에너지 과소비 현상도 없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기대하고 있다.

에너지산업 구조개편에 따라 단기적으로 전기 및 가스요금 인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에너지요금 인상은 장기적으로 대체 에너지 개발에 불을 붙이고,기술 발전을 유도하는 등 경제구조 전반에 긍정적 기능을 수행할 것으로 전문가들은 분석하고 있다.

그 결과 어느 시점에 이르러서는 요금인하 효과를 거둘 것이란 지적이다.

민영화를 통해 에너지산업에 경쟁이 도입되면 투자의 최적화가 유도되는 장점도 있다.

에너지산업 기업들은 연료비와 운영비를 절감하고,인력 활용도 합리화시킬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에너지 수급 불안과 소비자 요금의 단기적 상승 가능성에 대한 안전장치가 필요하다.

가격상한제를 도입해 물가 상승율과 생산성 향상률을 감안한 수준에서 에너지요금이 결정되도록 해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또 계절간 차등요금제,수요조절형 요금제,수요개발 촉진형 요금제 등 다양한 요금제도의 개발.보급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에너지산업 구조개편으로 인해 에너지 수급이 불안해지지 않을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많지만 선진국 사례 등을 검토해 대비책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에너지분야 소비자 가격 안정화를 위한 대책도 마련중"이라고 말했다.

유영석 기자 yooys@hankyung.com

ⓒ 한경닷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