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원 < 산자부 자원정책실장 >


우리나라는 천연자원이 빈약한 탓에 전체 에너지의 97%를 해외에서 수입하여 사용하고 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우리나라 총수입액의 23%에 달하는 3백76억달러를 에너지 도입비용으로 해외에 지급했다.

하루에 1억달러, 우리나라 돈으로는 1천3백억원씩을 해외로 내보내고 있는 것이다.

올해에도 에너지 수입액은 3백60억달러 수준에 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는 현재 에너지 절약을 위해 많은 지원을 해오고 있다.

올해에만 5천3백억원을 들여 자발적 협약(VA), 에너지 절약시설 개체사업(ESCO), 집단에너지 보급사업, 대체에너지 개발사업 등 기업들이 에너지 절약을 위한 사업 투자를 하는데 필요한 돈을 장기 저리로 빌려주고 있다.

이 자금은 내년엔 6천여억원으로 확대된다.

동시에 기업들이 에너지 절약에 투자하는 비용의 10%를 세액공제해 주고 있다.

에너지 절약은 개별 기업의 입장에서는 단순한 절약 이상의 의미가 있다.

과거에는 우리 기업들이 저임금과 저에너지 가격으로 국제경쟁력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높은 임금 수준과 높은 에너지 가격으로 인해 국제시장에서 가격경쟁력을 갖기가 쉽지 않은게 엄연한 현실이다.

결국 이런 상황에서 우리 기업들이 가격 경쟁력을 갖추는 보다 효과적이고 합리적인 방법은 현실적으로 많은 어려움이 따르는 임금 인하보다는 에너지 비용 축소다.

실제로 올해 에너지절약 우수 사업장으로 선정된 삼성종합화학은 지난해 에너지절약 시설 투자를 통해 연간 1천억원의 에너지비용을 줄였다.

한화석유화학 역시 1백45억원의 에너지비용을 줄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이처럼 많은 기업들의 에너지 절약 투자와 노력은 곧바로 기업의 원가 절감 및 경쟁력 향상의 원천이 되고 있다.

모든 개별 기업들이 이러한 노력을 한다면 연간 에너지 비용을 적어도 36억달러(에너지 수입액의 10%)는 절감할 수 있게 된다.

이는 곧 우리나라 경제의 활성화, 산업의 경쟁력 향상으로 이어질 것은 너무나도 자명하다.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과거와는 달리 에너지를 많이 사용하는 산업으로는 개별기업 차원에서는 물론이고 국가적으로도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가기가 어려운 상황이다.

따라서 정부는 IT(정보기술) BT(바이오) ET(환경) NT(나노기술) 등 에너지를 덜 사용하면서 부가가치가 높은 첨단산업을 중점 육성키로 한 바 있다.

기존 산업에 대해서도 적극적으로 IT화를 추진, 에너지 저소비형 산업구조를 구축해 나갈 계획이다.

이러한 노력은 지금 당장의 경쟁력 회복을 위해서만 강조되는 것은 아니다.

지난 7월 기후변화협약 교토의정서체제가 출범(미국을 제외한 주요 선진국 참여)하면서 앞으로 선진국들은 1차 이행기간 동안에만 온실가스 발생량을 적어도 지난 90년 발생량의 5.2% 이상 절감해야 하는 의무를 안게 됐다.

특히 유럽연합(EU) 등 선진국들은 우리나라도 온실가스 감축에 조기 참여할 것을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이렇게 되면 에너지 소비가 세계에서 10위인 우리나라로서는 기업별로 에너지 사용실태가 불가피하게 노출됨으로써 업계에 부담 요인이 될 수 밖에 없다.

한 발 나아가 제품 한 단위를 만드는데 에너지를 지나치게 많이 사용하는 나라의 제품에 대해서는 수출입을 제한하는 등의 교역장벽이 등장할 우려도 배제할 수 없다.

이런 차원에서도 우리 기업들은 에너지를 최대한 적게 사용하는 에너지 절약형 기기를 개발.보급해야 하며 제품을 생산하는 공정에서도 에너지가 최대한 덜 사용되도록 에너지 절약형 산업공정 기술을 개발.적용하는 등의 적극적인 노력을 해나가야 한다.

국민 스스로도 에너지절약형 기기를 구입.사용함으로써 고효율기기 제조업이 활성화 되도록 뒷받침해 줘야 한다.

정부도 민간부문의 이같이 노력이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도록 고효율기기 생산자 및 소비자를 최대한 지원해 나갈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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