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에서 세느강을 따라 서쪽으로 15km 정도 떨어진 낭떼르시(市).이 도시 곳곳에는 레미콘 등을 만드는 콘크리트 공장이 세워져있다. 이중 하나가 세계 최대의 시멘트·석고 제조회사 라파즈(Lafarge)가 운영하는 '베통 드 파리'다. 세느강 바로 옆에 위치한 이 콘크리트 공장의 특징은 완벽한 재활용 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것.레미콘 차량에 남아있는 찌꺼기를 빼내 자갈 모래 등으로 분류한 뒤 이를 다시 콘크리트로 재활용하는 모든 과정이 자동화돼 있다. 베통 드 파리 관계자는 "이 공장에서 세느강으로 들어가는 부산물은 하나도 없다"며 "환경보호는 물론 원가절감에도 상당한 기여를 한다"고 자랑했다. 라파즈의 요즘 경영 모토는 '환경'이다. 라파즈는 매년 경영목표와 함께 환경목표를 세운다. 시멘트 생산에 들어가는 화석연료의 비율,부산물의 재활용 비율,이산화탄소 배출량 등 환경개선 목표를 정하고 이를 매년 점검하는 식이다. 올해는 처음으로 환경경영 실천사례와 목표 등을 정리한 환경보고서를 내고 2010년까지 달성할 환경목표를 수치로 적시했다. 베트랑 꼴롱 회장은 "라파즈는 오는 2010년까지 시멘트 1톤당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지난 90년에 비해 20%까지 줄일 수 있다"고 장담했다. 라파즈는 기술개발도 환경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대표적 상품이 지난 4월 개발한 절연복합재인 '프레지막스32'.이 제품은 방음효과와 열전도성이 탁월한 것이 특징이나 라파즈는 이 점을 크게 강조하지 않는다. 그 보다는 기존 제품이 오존층을 파괴하는 프레온가스를 사용한데 반해 프레지막스32는 수증기를 이용해 만든다는 데 더 큰 의미를 두고 있다. 지난 97년 도쿄의정서가 채택되면서 국내에서도 한때 '환경경영'이 화두가 된 적이 있다. 그러나 IMF외환위기와 경기침체 등으로 그 열기는 급속히 사그라들었다. 이런 상황에서 선진국들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오는 2010년까지 지난 90년 대비 5%이상 줄이는 도쿄의정서 이행안에 합의해 국내 기업들에 적지않은 타격을 줄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환경경영은 이제 국내 기업들에도 현실적인 과제로 다가오고 있다. 파리=김태완 산업부 기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