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생명공학연구원 순환기연구실 김영국 박사연구팀은 사람의 작은창자와 간 등에서 콜레스테롤의 체내 축적 과정에 필요한 효소의 작용을 억제함으로써 복부비만을 억제할 수 있는 물질을 국산 인삼에서 추출하는데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연구팀에 따르면 이 물질은 콜레스테롤을 우리 몸에 흡수해 세포에 축적시키는 기능을 하는 ACAT(아실코에이 콜레스테롤 아실트랜스퍼라제, Acyl-CoA:Cholesterol acyl transferase)와 여러 종류의 지방을 몸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DGAT(다이아실 글리세롤 아실트랜스퍼라제, Diacyl glycerol acyl transferase) 등 두 효소를 억제하는 기능을 가졌다. 두 효소의 작용을 억제하면 몸으로 흡수돼 축적되는 지방과 콜레스테롤의 양이 크게 줄어들기 때문에 비만, 특히 복부비만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 이번에 발견된 물질은 지방의 흡수 자체를 억제했던 기존의 비만치료제와는 달리 지방의 순환과 축적 과정에 관여하는 효소를 통제하기 때문에 장 기능에 부담을 주지 않는 장점이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팀은 또 8주간의 쥐를 이용한 동물실험 결과 이 물질을 사료와 함께 먹인 쥐들이 9% 정도 체중이 줄었다고 덧붙였다. 생명공학연구원은 `파낙시논 에이'(Panaxynone-A)라고 이름붙인 이 물질을 이용한 비만 치료제 개발을 위해 생명공학기술 개발업체 ㈜싸이제닉과 계약을 맺었다. 이희설 ㈜싸이제닉 대표이사는 "`파낙시논 에이'는 합성화합물이 아닌 인삼에서 추출한 천연 물질이므로 안전성은 이미 확보됐다고 봐도 좋다"며 "체계적인 성분분석과 임상연구를 거쳐 본격적인 비만치료제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를 지원한 자생식물이용기술개발사업단 정혁 단장은 "이번 연구결과가 상업화 되면 비만치료제 개발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은 물론 침체기에 있는 한국 인삼 산업이 재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김세진기자 smil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