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즉 자유무역협정은 하는 것이 좋은가,안 하는 것이 좋은가. 한마디로 하는 것이 좋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여러가지다. 무엇보다 FTA는 그 나라를 세계가 볼 때 더 매력적인 나라로 만든다. 왜 그런가. 우선 그 나라의 시장이 커진다. 예를 들어 우리나라와 베트남이 FTA를 했다고 하자.그러면 인구 4천5백만의 시장이 일약 1억 이상의 거대 시장으로 변한다. 이것은 우리기업에나 외국기업들에나 군침 도는 이야기다. 외국기업 입장에서는 이왕 아시아에 투자하려면 대만이나 말레이시아보다는 시장이 몇배 큰 한국에 투자하자는 생각이 들게 마련이다. 이렇게 하여 외국기업들이 들어오면 주지하는대로 그것이 우리의 달러 주머니를 두둑하게 하고,일자리를 창출하고,새로운 기술과 경영 기법을 가져오게 만든다. 시장이 크면 꼭 따라 오는 것이 있다. 그것은 경쟁이 격화되는 것이다. 10개 기업이 경쟁하는 것 보다 30개 기업이 경쟁하게 되면 전보다 더 잘 만들어야 한다. 즉 품질이 더 좋아지게 된다. 그렇게 되면 해외에서 더 잘 팔리게 되고,이제까지는 공략하기 어려웠던 시장도 공략할 수 있게 된다. 기업만 좋은 게 아니다. 소비자도 좋다. 베트남은 베트남이 싸게 잘 만드는 것을 만들고,우리는 우리가 싸게 잘 만드는 것을 만들면 소비자는 같은 물건을 더 싸게 얻을 수 있고,그만큼 각자는 더 부자가 된다. FTA가 이렇게 좋다 보니 요즘 전 세계의 나라들은 FTA를 체결하기 위해 야단이다.EU라는 거대한 블록이 하나의 통화를 사용하며,하나의 시장을 만들었다. 지금 전세계에는 약 2백20개의 FTA가 체결돼 있는데,WTO가 1백46개 회원국을 두고 있으므로 한 나라가 약 2개정도 체결한 셈이 된다. 그런데 세계 10위권 무역국인 우리나라는 몇개나 가입하고 있는가. 불행히도 하나도 없다. 왜 그럴까? 한마디로 두렵기 때문이다. 후진국과의 FTA는 후진국의 싼 공산품과 농산품에 밀릴까봐,선진국과의 FTA는 하이테크제품에서 밀릴까봐 두렵기 때문이다. 그래서 경기가 침체되고 실업자가 많이 생길까 두렵기 때문이다. 과연 그렇게 될까? 그에 대한 가장 극명한 답은 7년 전 미국이라는 세계 최대의 경제 대국,그리고 캐나다와 NAFTA,즉 북미자유무역협정을 맺은 멕시코에서 찾아 볼 수 있다. 그 당시 미국과 멕시코 모두에서 NAFTA에 대한 엄청난 반대가 있었다. 미국에서는 멕시코의 싼 공산품들이 미국에 몰려와 미국의 경공업은 궤멸돼 버릴 것이라고 했고,멕시코에서는 이제 멕시코의 하이테크산업은 끝났다고 했다. 그러나 7년이 지난 지금 어떤가. 미국의 경제가 작년까지 사상 최대의 호황을 누린 것은 다 아는 일이다. 멕시코가 본 이익은 보다 가시적이다. 멕시코는 NAFTA를 체결한 이후 외국인 투자가 연간 49억달러에서 무려 1백16억달러로 늘어났다.대미 수출이 엄청나게 늘어나면서 멕시코는 세계 24위 무역국에서 8위로 껑충 뛰어 올랐다. 조사에 의하면 NAFTA 덕분에 무려 1백만개의 일자리가 새로 생겼다고 한다.이로써 멕시코는 미국과의 FTA를 체결하지 않은 전통적인 경쟁국인 브라질을 현격하게 따돌리고 승승장구하고 있다.왜 그렇게 됐을까? 그것은 무엇보다 바로 멕시코라는 나라가 NAFTA 때문에 세계가 볼 때 훨씬 더 매력적인 나라가 됐기 때문이다.그렇게 크지 않은 나라가 광활한 시장과 잠재력을 가진 나라로 변모해 버린 것이다. NAFTA를 체결한 이후 수많은 다국적기업이 멕시코에 몰려 왔다. 이들 세계 최고의 기업과 경쟁하는 멕시코의 기업이 더 튼튼하고 경쟁력있게 된 것은 물론이다. 물론 개별 기업들 중에는 이 새로운 경쟁에서 패배하는 기업도 있었다. 그러나 나라 전체로 볼 때 멕시코의 경제는 더 크고 튼튼해 진 것이다. 우리는 우리 시장에서 세계 최고의 제품들과 맞부닥쳐 당당히 승리한 예가 많다. 핸드폰이 그렇고,자동차에서도 그렇고,가전제품에서도 당초 우려와는 달리 일본제와 선전하고 있다. 우리나라 국민과 같이 진취적이고 성실한 민족은 어떠한 경쟁 속에서도 잘 할 수 있다. 기회가 왔는데도 그 기회를 활용하지 않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다. 자신감을 갖고 당당히 세계로 뻗어 나가자. 그래서 좁은 나라의 '경제적 영토'를 넓히고 또 넓혀 나가자. scjunn@sejong.ac.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