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장중 1,280원을 위협하기도 하는 등 하락흐름을 이었다. 월요일 이후 내내 하락했으며 주초에 비해 무려 14원 가량 빠졌다. 외국인 주식순매수가 2,000억원을 넘어서는 등 환율 하락의 유도 기제는 여전히 맹위를 떨쳤으며 시장 분위기는 하락쪽으로 기울었다. 그러나 1,280원이라는 레벨과 외환당국의 개입에 대한 경계감으로 쉽게 뚫고 내려서지 못하고 국책은행의 매수세 등이 1,280원을 지지했다. 일단 다음주에도 외국인 주식순매수라는 물량 압박 요인이 크게 부각되면서 수급상 하락 압력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1,280원을 하향 돌파하는 시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되나 외환당국의 개입에 대한 경계감과 치열한 수싸움을 벌여야 할 것 같다. 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2원 내린 1,283.10원에 한 주를 마감했다. 오전장 후반부터 강하게 하락 압력을 받은 환율은 장중 1,280.20원까지 가라앉았으나 이내 바닥심리를 확인하면서 반등하는 흐름을 보였다. ◆ 1,280원 하향 돌파 여부 주목 = 일단 이날 1,280원을 지지했으나 장담은 쉽지 않게 됐다. 1,285원이상 반등해서 마감되지 않은 탓에 1,280원대를 주무대로 1,270원대 진입을 노리는 양상이 전개될 것으로 전망된다. 외국인의 대규모 주식순매수 지속여부가 여전히 최대의 관심사로 부각되고 있다.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일단 1,280원에서 나온 국책은행의 매수세가 실수요든 그렇지 않든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보인다"며 "1,280원이 막히니까 역외에서 NDF 롤오버성 매수에 나서고 달러되사기가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280원에서 사재기를 재개할 것인지는 알 수 없으나 펀더멘털이나 수급상 하락 압력이 이어질 것"이라며 "다음주 거래는 1,275∼1,288원에서 이뤄질 것"으로 내다봤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전반에는 달러매가 약했으나 바닥심리를 확인하면서 역외 헤지매수, 결제수요가 들어왔다"며 "다음주에도 1,280원에서 물량 소화전까지 포지션을 체크한 뒤 저가 결제수요가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1,280원을 깨고 내리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여 주거래는 1,280원대에서 이뤄질 것"으로 예상했다. ◆ 팽팽하게 맞선 수급상황 = 수급 상황은 어느정도 균형을 이루며 팽팽했던 것으로 보인다. 전반부에는 달러공급이 앞섰으나 레벨이 낮아지면서 수요가 상당부분 유입됐기 때문. 외국인 주식순매수의 지속에 따른 달러공급 요인이 축적됐다. 오전장 후반부터 나오기 시작한 외국인 주식자금은 환율 하락에 힘을 더했다. 이에 대한 부담으로 달러매수(롱)에 쉽게 나서지 못했으나 1,280원선으로 근접하면서 저가 매수와 결제수요가 적극적으로 나왔다. 네고물량의 공급은 많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NDF정산관련 역내 매물이 전반부에 나온 뒤 후반부에는 역외에서 롤오버성 매수에 나섰다. 은행권에서는 후반 들어 달러매도초과(숏)상태에서 달러되사기(숏커버)에 나서 환율을 반등시켰다. 국책은행의 매수세도 1,280원선에서 나와 1,280원에 대한 지지선을 확보하려는 당국의 의지가 피력된 것으로 풀이된다. 달러/엔 환율은 오후 5시 2분 현재 120.20엔으로 전날 뉴욕 마감가인 120.13엔에서 소폭 오름세다. 120엔대 밑으로 가게되면 일본 정부의 개입이 있을 것이란 예상으로 쉽게 하락하지 못하고 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보다 1.10원 내린 1,284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직후부터 내림세를 강화, 9시 34분경 1,282.70원까지 내렸다. 밤새 역외선물환(NDF)환율은 1,286∼1,288원 범위에서 모처럼 활발한 거래가 이뤄지면서 1,286/1,288원에 마감, 개장초 하락분위기를 조성했다. 이후 환율은 10시 4분경 1,282.50원까지 저점을 낮추기도 했으나 저가 매수세로 11시 18분경 1,283.60원까지 올랐다. 대체로 1,283원을 축으로 위아래로 소폭 등락했으며 장 막판 물량 공급이 강해지며 1,282.20원으로 추가 하락하며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10원 내린 1,282.1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차츰 레벨을 낮춰 1시 43분경 1,281.10원까지 미끄러졌다. 한동안 1,281원선을 배회하던 환율은 다시 물량공급에 밀려 2시 31분경 1,280.20원까지 떨어졌으나 국책은행 매수, 달러되사기 등으로 3시 40분경 1,284.60원까지 되올랐다. 이후 환율은 소폭 되밀려 1,283원선에서 선회하며 마감했다. 장중 고점은 개장가인 1,284.60원, 저점은 1,280.20원으로 변동폭은 4.40원이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20억1,14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7억3,11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6억3,220달러, 3억9,910만달러가 거래됐다. 10일 기준환율은 1,282.5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