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환 < 경북대 수의과대학 교수 bhkim@knu.ac.kr > 우리나라는 지난해 발생한 구제역을 단기간내 근절시킴으로써 지난 9월19일 국제수역사무국(OIE)으로부터 예외적으로 청정국 인증을 앞당겨 받았다. 이는 우리 양축농가와 정부가 구제역 방역에 총력을 기울인 결과라 생각한다. 우리는 이러한 여력을 바탕으로 돼지콜레라 등 다른 질병도 근절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되었다. 그렇게도 염원했던 구제역 청정국가가 되었으니 이 병이 발생하자마자 중단됐던 돼지고기 수출이 바로 재개될 수 있다는 양돈농가의 기대는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구제역의 청정화 인증으로 돼지고기의 일본 수출길을 여는 큰 조건이 해결된 것만은 사실이다. 그러나 구제역 청정국이 되었다고 해서 돼지고기 수출이 곧바로 재개되는 것은 아니다. 첫째 일본은 돼지콜레라 청정국이나 청정지역에서 생산된 돼지고기만 수입한다는 것이다. 우리는 아직까지 돼지콜레라 예방접종을 중단하지 않은 상태여서 이 조건을 충족할 수 없다. 둘째 구제역 예방주사를 맞은 가축이 아직도 많이 남아있어 이의 처리문제도 간단하지 않은 실정이다. 셋째 그동안 구제역과 돼지콜레라 박멸을 위해 온 힘을 쏟느라 일본이 요구하는 돼지고기 품질을 보장할 규격 돼지 생산체계가 허물어져 있다는 사실이다. 일본 돼지고기 수출재개는 단계적으로 접근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구제역 예방접종 돼지를 도태한 후 돼지콜레라 예방접종을 중단한 지역산 고기부터 수출하고 이어 돼지콜레라 청정화 이후 국내산 전체를 수출할 수 있는 전략을 추진해야 한다. 준비가 덜 되었는데 출발 신호를 불어보았자 실효가 없을 것이다. 돼지고기 일본수출은 우리가 미국이나 덴마크산 돈육과 비교해 안전성·품질 외에도 가격면에서도 당당히 겨룰 수 있도록 한 연후에 비로소 가능한 것이라는 인식이 필요하다. 앞으로도 구제역 청정화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의 부단한 노력이 절실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