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chae@diamond.co.kr '줄탁동시'라는 말이 있다. 닭이 알을 깔 때 병아리가 껍데기를 깨뜨리고 나오기 위해 껍데기 안에서 쪼는 것을 '줄'이라 하고,이때 어미 닭이 밖에서 쪼아 깨뜨려 주는 것을 '탁(啄)'이라 한다. 이 두 가지가 동시에 행해지므로 사제지간이 될 연분이 서로 무르익었음을 말할 때 쓰이는 말이다. 이 얼마나 의미심장한 말인가. 병아리가 생명의 출발을 위해 알을 깨고 나오는 일. 그 일을 함께 하는 사람이 바로 선생님인 것이다. 또 하나 생각해야 할 점은 이 중요한 일은 혼자서 하는 것이 아니라 함께 한다는 사실이다. 스승과 제자는 쌍방향 커뮤니케이션이라는 것이다. 이렇듯 중요한 사제지간이 흔들린다는 소식을 접할 때면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다. 야단치는 선생님을 경찰에 고발하는 학생들,단순한 지식전달자로 전락한 선생님들 모두 줄탁동시의 준엄함을 되새겨야 한다. '청출어람(靑出於藍)'. 푸른색은 본디 쪽빛에서 나왔지만 더 파랗다는 이야기다. 스승보다 더 뛰어난 제자를 가리키는 말이다. 더 이상 울타리 안에서 안주해서는 발전이란 없다. 청소년에게 가장 훌륭한 재산은 바로 가능성이다. 그리고 그 가능성을 구체화시켜 주고 현실로 만들도록 도움을 주는 사람이 바로 선생님인 것이다. 청소년에 대한 믿음이 바로 미래에 대한 믿음인 것처럼 선생님에 대한 믿음과 존경이 바로 스스로의 미래에 대한 확신과 노력인 것이다. 학생은 스승을 믿고 따르며 선생님은 사명감을 갖고 학생을 가르칠 때 진정한 사제관계가 형성된다. 나아가 참된 스승이 존경과 대접을 받는 사회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예부터 아무리 높은 지위의 재상이라 하더라도 자기 자식의 스승에게는 머리를 조아렸다 하지 않는가. 그 이유는 자기가 존경을 표해야 자식도 스승을 존경하게 되며 나아가 많은 것을 배울 수 있기 때문이다. 나라의 미래를 알려면 아이들을 보라고 했다. 아이들을 바르게 가르치는 일은 미래에 대한 가장 확실한 투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