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카드 결제 및 조회 전문기업인 한국정보통신(대표 류예동)은 불경기때 투자를 더욱 늘리는 회사다. 경기가 위축됐을때 투자해야 경기가 호전됐을때 기대수익이 커진다는 것이 이 회사의 전략이다. 한국정보통신은 경기침체가 본격화된 지난해 하반기부터 대규모 투자를 시작했다. 우선 서울 신사동에 하루 신용카드 조회 및 결제 처리건수 4백만건 규모의 전산센터 건립공사에 착수했다. 한국정보통신의 신용카드 처리능력은 현재 여의도 본사 전산센터만도 2백50만건.이것만 하더라도 실제 일평균 처리건수 1백50만건을 훨씬 넘는다. 신사동 전산센터를 가동할 경우 실제 처리건수의 4배 이상의 용량을 갖추게 된다. 이 회사는 전산센터 건립에 3백억원 이상을 투자했다. 류 대표는 신용카드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이란 확신을 갖고 있었다. 기업체들이 투명경영을 위해 신용카드 사용을 의무화하고 있는데다 정부가 신용카드 사용에 따른 연말 세액공제 혜택을 늘려주기로 한 점에 주목했다. 인터넷 비즈니스가 신용카드로 이뤄지고 신용카드로 복권까지 살 수 있는 등 신용카드가 사용공간이 대폭 확대된 점도 불경기 투자확대의 배경이 됐다. 이와함께 사람에 대한 투자도 증대시키고 있다. 한국정보통신은 올초까지만 해도 2백30명의 정규직원 수를 10월말 현재 3백명으로 늘렸다. 불경기를 맞아 직원감축에 나서는 대기업이나 다른 IT(정보기술)업체와는 대조를 보인다. 여기에다 채용직원 대부분이 시스템,네트워크 구축 등과 관련된 R&D 인력들이다. 기술인력에 대한 이같은 투자에 힘입어 이 회사는 정규직원의 40%를 넘는 1백30명이 연구개발(R&D) 인력이다. 이러한 류 대표의 통찰은 정확히 들어맞고 있다. 이 회사가 실시하고 있는 신용카드 조회 및 결제서비스인 "이지체크(Easy Check)"의 처리건수는 지난 1999년 1억8천만 건에서 지난해 3억2천만건,올 9월말 현재 4억5천만건 등으로 기하급수적으로 늘고 있다. 신용카드 조회 및 결제에서 발생하는 수수료수입을 주 수익원으로 삼고 있는 한국정보통신은 매출액이 지난해 6백39억원에서 올해는 50%이상 늘어난 1천억원에 이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영업이익 역시 사상 최대인 1백40억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으며 시장점유율은 43%로 2위업체와는 20%포인트 이상 격차를 유지할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다만 대규모 투자에 따라 순이익은 지난해(11억원)보다 소폭 늘어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국정보통신은 올해 기업가치를 한 단계 높일 수 있는 계기도 여럿 마련했다. 우선 EMV카드 단말기를 일본에 이어 세계에서 두번째로 개발하는데 성공했다. 또 한국관광공사로부터 중저가 숙박시설 예약 사업자로 선정됐으며 부산아시안게임 조직위원회로부터 아시안게임 입장권 판매 대행업체로 뽑혔다. 정보통신부로부터는 우편요금 신용카드 결제시스템 구축업무를 수주했으며 IC카드 즉석발급기를 개발,은행권에 납품을 시작했다. 한국정보통신은 사이버 복권시장에도 진출했다. 기술복권을 발행하는 한국과학문화재단으로부터 사이버복권 발행 위탁사업자로 선정돼 내년 3월부터 사이버 복권 업무를 시작한다. 사이버 복권이란 인터넷을 통해 복권을 구매하고 당첨 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복권이다. 회사측은 현물 기술복권 판매액이 연간 1천2백억원인 것을 감안할때 사이버 기술복권은 5백억~6백억원 어치가 팔릴 것이라고 보고 있다. 류예동 대표는 "불경기때 집중투자한 결과가 경기호전이 기대되는 내년부터 나타날 것"이며 "단순한 신용카드 조회업체에서 기간 정보통신업체로 거듭나는 초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02)368-0894 박준동 기자 jdpow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