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이건희회장, LG 구본무 회장 등 최근 잇따라 중국을 방문한 대기업 총수들이 중국의 발전상에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져 오는10일로 예정된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과 더불어 우리 기업의 대중국 사업전략에도 가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 중국 출장길에 올라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등을 방문하고 이날 귀국하는 삼성 이회장은 "중국의 변화와 급속한 발전이 널리 알려졌는데 이번에 실상을 직접 확인했다. 경제발전을 주도하는 정부 관계자들의 열정과 인식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지난 95년 방문 이후 6년만에 확인한 중국의 발전상을 높이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회장은 특히 지난 2일 상하이에서 열린 전자부문 사장단 전략회의에서 "중국 대응전략과 삼성의 생존전략이 함께 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며 그동안 생산기지차원에서 추진해 온 대중국 사업을 전략시장 개념으로 전환할 것을 주문했다. 삼성은 이에 따라 중국에서 반도체 판매를 확대하는 한편 휴대폰과 통신장비 등이동통신 제품, PDP와 프로젝션TV 등 디지털미디어 제품, PC 등 고부가가치 제품을 위주로 중국사업의 포트폴리오를 구성, 전자부문에서 매년 20% 이상 중국매출을 늘려 2005년에 145억달러의 매출을 올릴 계획이다. LG 구회장도 지난달 22-26일 LG전선 허창수회장, LG전자 구자홍부회장 등 최고경영진들과 중국을 방문, 중국 1위의 가전업체인 하이얼(海爾)과 IT(정보기술)업체인 렌샹(聯想) 등을 둘러본뒤 "중국경제의 발전속도가 매우 빠르고 중국기업의 경쟁력도 생각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 도달했음을 실감했다"고 평가한 것으로 전해졌다. LG는 이를 계기로 그동안 꾸준히 추진해온 중국에 대한 투자와 판매확대 등 사업전략을 더욱 강화, LG전자의 경우 PDP, LCD모니터, 초대형TV, DVD플레이어 등 디지털 첨단제품을 중심으로 마케팅에 주력하고 가전제품 분야에서는 현지 생산설비확충과 디자인의 현지화 등으로 제품 경쟁력을 향상시키킬 계획이다. LG화학은 연산 22만t 규모의 PVC를 생산하는 합작법인인 톈진(天津)의 'LG DAGU'의 경우 2005년까지 연산 64만t 규모로 증설해 중국 1위의 업체로 도약하고 연산 15만t 규모의 ABS를 생산하는 닝보(寧波)의 'LG용싱'도 2005년까지 연산 30만t 체제로증설해 역시 중국내 1위의 ABS업체로 올라설 예정이다. 중국내에 '또 하나의 SK'를 만드는 것을 모토로 내건 SK는 오는 19일-23일 상하이에서 손길승 회장과 최태원 SK㈜ 회장을 비롯한 계열사 사장단 20여명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사업전략회의'를 갖는다. SK는 이번 회의에서 그룹의 올해 실적점검과 함께 내년도 사업전략을 포함한 중장기 생존전략을 모색하고 중국내에 SK의 사업구조와 문화를 어떻게 뿌리내릴 것인지를 구체적으로 논의할 방침이다. (서울=연합뉴스)김현준기자 jun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