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주인가,중국술인가' 신토불이(身土不二) 술임을 내세워 주당들에게 인기를 끌고 있는 국순당의 백세주를 비롯한 전통약주들이 값싼 중국산 한약재를 주원료로 사용해 물의를 빚고 있다. 이들은 동의보감 조선왕조실록 등 권위있는 문헌에 의거해 술을 만든 것처럼 광고하면서도 제품 포장 등에는 약재 종류나 원산지 등은 표기하지 않고 있다. 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국순당 두산 진로 배상면주가 등 전통약주를 생산하고 있는 업체들은 △국산 약재가 수입산보다 훨씬 비싼데다 △구하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 등을 들어 중국산 약재를 쓰고 있다. 지난해 경기도로부터 '경기 전통식품'으로까지 지정됐던 국순당 백세주의 경우 주원료인 계피 감초 건강 등의 약재를 중국산으로 쓰고 있다. 국순당 관계자는 "국산약재를 사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지만 계피 건강 등 일부 약재는 시중에서 구하기가 쉽지 않아 중국산을 쓰고 있다"며 "술은 재료의 원산지 표시의무가 없기 때문에 최근까지 소비자들에게는 이를 알리지 않았다"고 밝혔다. 조선왕조실록에 기록된 왕실비법을 재현했다는 군주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는 두산도 천문동 숙지황 등의 약재를 중국산으로 쓰고 있다. "일부 약재는 국산이 중국산보다 10배이상 비싸기 때문에 단가를 맞추려면 어쩔 수 없다"는 게 두산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밖에 진로의 '천국(天菊)',배상면주가의 '활인18품' 등에도 중국산 약재가 사용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와관련,주류유통업계의 한 관계자는 "단가를 맞추기 위해 어쩔 수 없이 중국산 약재를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원산지를 확실히 표시해 소비자들에게 이를 알릴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