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좀처럼 좁혀진 범위에서 벗어날 기색이 없다. 시장을 움직일만한 신선한 요인들이 없는 상황에서 환율이 가는 노선에 대한 이정표도 자취를 감춘 상태다. 이번 주 환율은 지난 주와 별 반 다를 바 없는 횡보국면이 이어지면서 변동폭이 축소된 흐름을 이을 것이란 견해가 우세하다. 순간순간 이뤄지는 수급에 따라 환율의 이동이 결정나되 이동거리를 확대시킬 만한 큰 규모의 수급상황은 보이지 않는다. 국내외 주식시장의 동향이 자극제로서 작용할 전망이다. 1,295원에 구축된 1차 지지선을 깰 가능성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으나 아래쪽으로 밀고 내릴만한 힘이 딸린다는 점도 함께 지적되고 있다. 위쪽으로는 마음을 두지 않고 있다. 한경닷컴이 은행권 외환딜러 16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번 주(5∼9일) 환율은 소폭 하락쪽에 무게중심이 옮겨진 가운데 1,290원대에서 지지력은 유효하리란 전망이 우세했다. 딜러들이 예상한 환율 저점은 단순평균으로 1,290.93원, 고점은 1,301.43원. 지난주 장중 기록한 저점인 1,293원과 고점인 1,299.50원보다 양방향으로 소폭 확대된 수준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지난주 1,300원 상향돌파 시도가 무위로 돌아선 바 있어 이 선 이상의 도약은 어려운 반면 1,295원 밑으로 시도할 가능성이 더 커보인다. 7명의 딜러들이 지지선으로 1,290원을 잡고 있으나 일부에서는 1,285원까지의 낙폭 확대를 기대했다. 국내외 증시 강세와 외국인 주식순매수 지속을 염두에 둔 것. 반면 1,300원을 저항선으로 택한 딜러들이 8명에 달해 1,300원 이상의 상승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월초임에도 결제수요가 강하지 않으며 매수할만한 요인도 눈에 띠지 않는다. ◆ 변동성 위축 = 지난주 환율 변동성은 극히 위축됐다. 시장이 활력을 잃은 상태에서 1,300원 상향돌파를 위한 시도가 있었으나 공급에 밀려 무산된 데다 아래쪽으로도 하방경직성을 지녔다. 이에 따라 마감가 기준으로 환율은 1,294∼1,298.30원의 극히 제한된 범위에서 변동했다. 장중 진폭도 극히 적어 지난달 30일 5.70원을 기록한 외에는 1.10∼3.80원 범위에서만 거닐었다. 특히 지난 29일 환율은 1,293.20∼1,294.30원에서만 거닐어 연중 가장 좁은 폭을 기록했다. 수급이 균형을 보이고 환율을 움직일만한 요인이 없는데 기인했다. 또 지난 주 환율은 하루걸러 상승과 하락을 번갈아하는 혼조세를 보였다. 방향성없는 거래가 이뤄지고 있음을 여실히 입증했다. ◆ 재료 가뭄, 수급 균형 이어갈 듯 = 현재 시장이 극도의 안정감과 침체 상태를 보이고 있는 이유는 거래를 자극할만한 재료가 없고 수급상 큰 물량이 눈에 띠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계기'를 찾지 못하는 상황에서 거래는 좁은 범위에서의 공방전에 그치고 있다. 1,300원 상향 돌파 시도는 일단 제동이 걸렸고 외국인 순매수의 재개가 환율 하락 분위기를 조장하고 있지만 제한된 하락일 뿐 시장분위기를 일시에 끌어내리기엔 역부족이다. 국내기업의 해외 매각이나 외자유치 물량 유입이 실현돼야 적극적으로 아래로 밀릴 수 있다. 이번 주 그나마 관심을 두는 부분은 뉴욕과 국내 증시 동향과 외국인의 주식매매동향이다. 지난주에 이어 증시가 일정부분 회복국면에 자리를 잡으면 환율은 자연 하락압력을 받게 된다. 이와 함께 지난 주 이틀동안 주식순매도로 돌아서기도 했던 외국인이 지난 금요일부터 다시 1,000억원 이상의 순매수를 보였다는 점은 물량 공급에 대한 부담감을 가중시킬 수 있다. 이런 주식시장의 전망을 근거로 지난주의 저점을 깨고 1,290원 밑으로 내려갈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는 셈.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위쪽으로 한참동안 막혀왔고 아래쪽으로 시도를 이을만하다"며 "새로운 요인이 없음에도 증시가 악재에 의연하고 호재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는 점 등으로 1,280원대로 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아래쪽으로 좀 더 조정을 받을 수 있는 여지가 더 넓다는 것. 다만 대규모의 외국인 주식자금 공급이 없다면 환율 하락은 여전히 제한될 수 밖에 없다. 수급상으로 이월 네고물량의 공급도 원활치 않고 잠복된 보유물량이 시장에 출회될 것이란 기대도 섣부르다. 끌어안고 있는 달러를 출회할 만한 시장 여건이 되지 않고 있다. 결제수요 또한 이미 업체들이 하반기 들어 헤지에 적극적으로 나섰으며 현재 매수세력이나 자금은 많지 않다. 달러/엔 역시 큰 변수는 아니다. 최근 악화된 미국 경제지표가 달러화 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으나 뉴욕 증시가 이를 흡수하는 양상을 띠고 있어 달러화 약세도 제한적이다. 달러/엔이 120엔까지 되밀릴 수 있다는 견해도 있으나 일본 정부의 개입우려는 이를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환율이 기로에 서서 특정 레벨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1,280원대로 빠질 수 있느냐, 1,300원을 넘어서느냐를 놓고 탐색전이 한창이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의 사실상의 디폴트선언은 일부가 시장에 반영됐음을 보여주면서 하방경직성을 강화하는 요인이다. 신흥시장으로의 불안감 전이가 염려되면서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예기치 못한 돌발변수의 발생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1,290원대에서 버티기를 시도하게끔 유도하고 있다는 얘기다. 여전히 달러매수(롱)에 미련을 두고 있는 거래자들이 달러되팔기(롱스탑)에 의해 하락을 꾀할만한 계기나 불안감과 불확실성을 동시에 안고 있는 시장 제반변수의 돌출 행동이 일어날 가능성은 그다지 없다. [표] 은행권 딜러 환율전망치 (2001. 11. 5∼11. 9) ------------------------------------------------ 딜 러 전망치 전망일 ------------------------------------------------ 한빛은행 강주영대리 1,290∼1,303 11. 3 플릿내셔널 김영천지배인 1,290∼1,300 11. 2 조흥은행 김장욱계장 1,295∼1,305 11. 3 한미은행 류현정과장 1,290∼1,300 11. 3 신한은행 변상모과장 1,293∼1,303 11. 3 BOA 송화성지배인 1,293∼1,303 11. 2 도이치 신용석부지점장 1,285∼1,300 11. 2 스탠다드 양호선부장 1,294∼1,300 11. 2 체이스 이성희부지점장 1,293∼1,303 11. 2 산업은행 이승현대리 1,290∼1,305 11. 3 HSBC 이주호부장 1,294∼1,302 11. 2 국민은행 이창영과장 1,293∼1,300 11. 3 아랍은행 정운갑지배인 1,285∼1,299 11. 2 ABN암로 정인우지배인 1,290∼1,300 11. 2 주택은행 조성익대리 1,290∼1,300 11. 3 하나은행 조영석팀장 1,290∼1,300 11. 3 ----------------------------------------------- 평균 1,290.93∼1,301.43 ----------------------------------------------- * (단위: 원) ** 전망치는 소속기관의 공식적인 견해가 아닌 개인 의견임.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