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용성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5일 "정부가 주 5일 근무제, 집단소송제 등 최근 논의되고 있는 정책에 대해 빨리 결론을 내려 기업들이 예측가능한 경영을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 회장은 이날 낮 서울 태평로클럽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기업들이 요즘 내년도 예산을 짜고 있는데 주5일 근무가 결론나지 않아 계획 수립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소득이 1만달러 정도되면 세계적인 기준에 맞게 휴일제도를 갖추는 것은 당연하며 생리휴가처럼 다른 나라에 없는 제도는 이제 폐지할 때가 됐다"며 "각종 국경일도 정해진 날짜에 꼭 쉬어야 하는지 의문이며 상의도 창립기념일을 없앨계획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외국은 기업과 근로자들이 임금을 놓고 협상하고 있는데 우리는 제도에 대해 노사가 시간을 허비하고 있다"며 "비생산적인 토론은 빨리 끝내야 하며 정부는기업이 받아들일 수 있는 안을 내놔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집단소송제가 도입되면 건실한 기업만 소송대상이 돼서 이익을 창출해 세금을 잘 내는 기업은 사소한 잘못이라도 소송에 휘말릴 것"이라며 "이 제도는소송남발 방지책만 제대로 마련되면 찬성할 수 있으나 현 정부안에는 반대"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포철과 삼성전자의 경우 외국인 지분이 50%를 초과해 경영을 잘못하면 이들에게 경영권이 넘어갈 수도 있는 등 인수합병(M&A)과 같은 제도가 있는데 왜다른 제도를 도입해 기업의 발목을 잡으려 하는지 모르겠다"며 "원숭이는 나무에서떨어져도 원숭이이나 기업인은 망하면 사람도 아니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박 회장은 "최근 경기는 예상치 못한 테러사태로 매우 어려우나 한국은 아시아에서 유일하게 플러스 성장을 했고 구조조정도 어느 정도 잘 해 모범생이라고 평가할 만하다"며 "재정을 통한 경기 부양책이 필요하며 정부가 각종 건설사업을 앞당겨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월드컵 축구대회와 관련, "한국을 방문하는 2만-3만명의 외국인을 위한 문화축제나 먹거리를 준비하는 것은 큰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대신 각국의 방송이나 언론 관계자들을 불러 개최 도시를 보여주고 홍보하는 것이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은 "경영권 세습은 인지상정이며 인간이기 때문에 유산을 남긴다"며 "세상에 몇명밖에 없는 예외적인 경우에 기준을 맞추려고 하면 안된다"고 주장했다. (서울=연합뉴스) 신현태기자 sht@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