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쿄 모터쇼의 모토는 한 마디로 "작은 것이 아름답다"라고 표현할 수 있을 정도였다. 도요타 혼다 닛산 미쓰비시 이스즈 스즈끼 다이하쯔 등 일본 업체들이 주력으로 내놓은 제품은 "경차"에 가까운 소형차였다. 일본의 좁은 도로상황,높은 땅값에 따른 엄청난 주차요금 등을 감안하면 일본은 당연히 경차 등 소형차가 많을 수 밖에 없는 것 아닌가 하고 생각할 수도 있다. 실제 일본 자동차 시장의 60%는 소형차가 장악하고 있다는 게 현지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그러나 이를 지켜보면서 우리나라의 상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경차의 점유율은 점점 더 낮아지고 있고 소비자들은 날이 갈수록 큰 차를 찾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이해할 수 있을까. 정부는 경차를 권장하기는 커녕 경차 구매자들에게 주었던 혜택을 축소하려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는 이 이상한 상황을. 우리나라에서는 자동차가 대중적으로 보급되기 전까지 차는 재산목록 2호로 기록될 만큼 귀한 것이었다. 따라서 지금도 자동차는 단순한 운송수단이 아닌 소유자의 사회적 지위를 나타내는 표상과 같은 것이란 뿌리깊은 인식이 자리잡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분명 세계적 추세는 우리와는 반대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번 모터쇼에서 뿐만아니라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선진국에서도 작은차가 더욱 인기를 끌고 있다. 우리의 자동차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바꿀 캠페인이라도 벌여야 하지 않을까. 일본 지바현=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