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형차가 다시 중형차를 따라잡을 수 있을 것인가' 현대 기아 대우 르노삼성 등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올해 중형차 시장에서 격전을 벌인데 이어 내년에는 소형차 시장에서 진검승부를 펼칠 전망이다. 국내 자동차시장의 주력으로 군림해 온 소형차 부문에서 내년에 각 업체들이 출시할 신차들이 이를 입증하고 있다. 이들 업체들은 내년에 소형차를 줄줄이 선보일 계획이다. 이에 따른 치열한 경쟁이 소형차 시장의 새로운 르네상스시대를 열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엔진 배기량 1천3백cc에서 1천5백cc 이하의 차종으로 구분되는 소형차는 과거 국내시장의 대표 차종이었다. 지난 94년 전체 판매량 1백14만대 가운데 소형차는 64만4천대가 팔려 56%가 넘는 시장점유율을 기록한 적이 있을 정도다. 그해 중형차 판매실적은 그 절반 수준인 34만4천대. 이 격차는 국내 경제가 거품의 극을 향해 치닫던 95년부터 크게 줄기 시작했다. 95년 전체 판매량 1백15만대 가운데 소형차는 56만대로 줄고 대신 중형차는 42만대로 크게 늘어났다. 96년과 97년에는 격차가 겨우 4만~5만대로 줄더니 98년에는 급기야 중형차가 16만6천대 팔려 13만1천대가 팔린 소형차를 제치고 차급별 판매실적 1위에 올랐다. 삼성의 SM5 및 현대 EF쏘나타 출시에 따른 것이었다. 소형차의 수난은 계속됐다. 경기회복기에 접어든 99년에는 내수판매 91만대 가운데 25만2천대를 차지, 중형차를 5만대 차로 앞질렀다. 그러나 중형차를 대체하는 레저용차(RV) 시장이 27만2천대로 커져 차급별 판매 1위 자리를 RV에 내주고 말았다. 작년에도 이같은 현상은 계속됐다. RV가 43%, 중형이 24%를 기록한 반면 소형차는 23%에 그쳐 한국자동차 역사상 최초로 차급별 판매랭킹 3위로 전락했다. 올해도 마찬가지다. 1월부터 9월까지 소형차는 전체 승용차 시장에서 20.9%의 시장점유율에 그치고 있다. 37.1%에 달하는 RV와 27.1%를 차지한 중형차에 이어 계속 3위로 처진 꼴이다. 업계는 내년이 국내 자동차시장의 향후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중요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신모델의 릴레이 출시로 국내 소형차시장이 르네상스 시대를 맞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경기침체 지속을 들어 국내시장도 세계적 추세로 자리잡아가고 있는 소형차 선호 흐름에 동승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