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은행은 29일 하이닉스 신규지원 불참은행은 청산가치를 기준으로 채무탕감비율을 설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산업은행 이영진 이사는 "하이닉스 신규지원에 불참하는 은행들이 보유채권의 70%는 포기하고 30%는 출자전환하는 방안을 재검토해야할 것"이라며 "하이닉스 실사결과 청산가치가 채무탕감 비율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채무탕감 기준이 명확치 않다"며 "실사결과 후 나올 청산가치를 기준으로 채무탕감비율을 산정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외환은행은 빠르면 이달 초순께 아더앤더슨의 실사결과가 나온다며 자체분석 결과 신용채권을 청산가치로 평가할 경우 건질 수 있는 금액은 15% 이내라고 밝혔다. 예상청산가치 기준에 따르면 신규지원 불참은행들은 보유채권의 85% 정도를 탕감한 뒤 나머지 15%를 출자전환하게 된다. 산업은행의 이런 주장에 대해 신규지원 의사가 있는 한빛, 조흥은행이 공감하고 있으며 외환은행은 채무탕감 비율을 검토하고 있지만 상당히 고심중이다. 산업은행의 주장대로 청산가치로 채무탕감비율을 산정할 경우 채권은행이 하이닉스 지원방안에 반대해 매수청구권을 행사할 때와 달라지는 바가 없다는 것. 기업구조조정법에 따르면 채무재조정안을 반대하는 은행은 보유채권을 팔 수 있는 매수청구권을 행사할 수 있고 채권매각시 청산가치를 따른다. 신규지원 불참의사를 가진 은행 관계자는 "보유채권의 70%를 포기하는 것도 수용이 어렵다"며 "매수청구권을 행사할 때와 똑같은 비율대로 채권을 포기하라고 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고 말했다. 신규지원 불참의사를 밝힌 은행들도 보유채권 70% 포기의 적정성과 관련해 제각각 의견이 달라 의견조율이 더욱 쉽지 않은 상황이다. 게다가 청산가치로 채무탕감비율을 정하자는 산업은행 등의 주장에 부딪혀 하이닉스 지원안은 격렬한 막판 진통이 예고되고 있다. 채권단 관계자는 "힘든 조율과정을 거치겠지만 금주내로 채권금융기관 협의회를 열어 정상화방안을 확정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정윤섭기자 jamin74@yonhapnew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