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휴종 < 추계예술대학교 문화산업대학원장 > 유명 연예계인이나 운동선수, 그리고 사회의 저명인사 등 사람들에게 잘 알려진 이른바 '스타'들을 활용해 상품을 제작하거나 홍보하는 스타 마케팅은 이제 특별하고 신기한 일이 아닌 마케팅의 중요한 기법의 하나다. 이러한 스타 마케팅의 본질을 곰곰이 따져 보면 그것은 스타들이 가지고 있는 이른바 '스타 파워(star power)'를 상품의 이미지와 자연스럽게 연결시킴으로써 상품의 수요를 촉발하는 방법이다. 스타들은 자신이 활용되는 상품, 즉 자신이 직접 상품의 구성요소로 투입되는 대중문화상품이나 서비스, 그리고 자신이 홍보하는 마케팅 대상물의 시장성을 제고하는데 기여한다. 이를 스타 파워라고 한다. 다시 말해 스타가 출연함으로써 그 스타를 좋아하는 팬들이 그 상품을 수요하게 되고 따라서 어떤 특정 스타의 출연은 다른 외부여건으로 설명될 수 없는 수요를 창출하게 된다. 이러한 스타의 수요 창출력을 그 스타의 고유한 스타 파워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경제학적인 관점에서 스타들의 스타 파워를 이용한 스타 마케팅이 상품의 시장 성공에 기여하는 경로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눠 볼 수 있다. 먼저 상품의 질(質)에 대한 불확실성을 감소시켜 줌으로써 수요를 늘리는 것이고 다음은 상품 자체의 차별성(差別性)을 창출시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상품의 수요 측면에는 그 상품의 정확한 질을 알지 못하여 생기는 불확실성이 존재하게 된다. 그러한 불확실성을 줄이기 위해 수요자들은 자신의, 혹은 타인의 과거 소비경험을 통해 얻어진 정보를 이용하거나 아니면 여러 경로, 즉 매스미디어와 같은 경로를 통하여 습득된 특정 상품의 질에 대한 정보를 이용하게 된다. 그러나 이렇게 얻은 정보가 완벽하다고는 할 수 없다. 또한 이런 정보의 수집 자체가 힘이 들뿐 아니라 거기에는 알게 모르게 비용이 수반될 수 밖에 없다. 예를 들어 핸드폰을 구입하기 위해 용산의 전자상가를 둘러보는 것도 시간이라는 귀중한 자원을 비용으로 지불해야 하고 몸이 피곤해지는 수고라는 비용을 지불하는 것이다. 소비자가 좋아하는 스타를 이용한 마케팅은 상품의 질에 대한 불확실성을 상당부분 감소시켜 준다. 바로 '스타 파워' 때문이다. 스타들이 홍보하는 상품은 스타의 이미지와 연결되어 질에 대한 불확실성이 상당부분 감소시키는 것이다. 스타 파워가 상품의 시장성을 제고시킬 수 있는 또 다른 이유는 개별 스타가 마케팅하는 상품은 그러한 스타 마케팅을 통해 상품차별성(product differentiation)을 획득한다는데 있다. 모든 제작조건이 동일한 상품이라 하더라도 그것을 마케팅하거나 제작 요소로 투입된 스타가 다르다면 그것은 수요자의 입장에서 동일한 상품이라 할 수 없다. 이러한 이유로 스타들은 그들이 관여한 상품을 다른 상품과 구별되게 한다. 그 결과 그 상품은 일정부분 하나의 유일한 상품으로서 가치를 획득하게 돼 완전경쟁 하에서는 누릴 수 없는 잉여이윤을 획득할 수 있는 가능성이 존재하게 된다. 그렇다면 이러한 스타 마케팅의 효과는 어느 정도일까. 영화산업에서는 오랫동안 스타의 출연 여부가 과연 어느 정도 관객을 추가적으로 동원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이어지고 있다. 그 중에서 특히 관심을 끄는 연구는 왈라스(Wallace)와 2명의 학자들이 1956년에서 1988년까지의 영화스타 총 1백11명의 스타 파워를 분석한 것으로 그들은 스타 파워가 영화 흥행의 약 15%를 설명하고 있다고 결론짓고 있다. 다시 말해 스타 파워가 영화흥행의 15%를 결정한다는 뜻이다. 또 비록 이와 같은 정교한 경제적 모델에 의해서 나온 결과는 아니지만 1999년 기록적인 홈런을 뿜어낸 프로야구 선수 이승엽은 관중 수의 증가, 캐릭터 상품 수입과 같은 직접적 효과와 그가 소속된 기업의 이미지 증대와 같은 간접적 효과 등으로 약 1천2백90억원의 경제적 효과를 창출했다는 분석도 있었다. 올해에는 '바람의 아들' 이종범 선수의 국내 프로야구 복귀가 프로야구 수입 등을 비롯해 엄청난 효과를 창출했다고 한다. 이른바 '한류 열풍'으로 중국에서 탤런트 겸 가수 안재욱을 이용한 스타 마케팅이 한 기업의 상품을 중국 최고의 브랜드로 끌어올렸다는 소식도 있다. 모두 다 스타 마케팅이 상품의 가치를 상승시키고 그럼으로 인해 엄청난 경제적 효과로 이어진 경우다. 결국 상품의 제작과 마케팅에 스타가 이용됨으로써 그들의 스타 파워가 또 하나의 상품으로 탄생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