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에서의 "김남주 신드롬"은 사실상 LG생활건강의 마케팅전략에 따라 만들어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우선 광고전략이 달랐다. 베트남 시장만 겨냥한 CF와 포스터를 따로 제작하는 정성을 기울였던 것.해외브랜드는 모델만 바꿔 대륙별 광고를 하던 때였다. 현지에서 방영된 "모델" "도시남녀"등의 드라마도 거듭된 트렌드 분석을 거쳐 LG측이 방송망을 탈 수 있도록 지원한 드라마다. 김남주 열풍의 최대 공신인 "스폰서링"전략이다. 브로마이드 원본과 연예기사를 현지어로 번역해 대중잡지에 무상제공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외국잡지를 카피하느라 조악한 화질이 고민이었던 거의 모든 잡지들이 앞다퉈 그의 사진을 게재했다. 베트남 최대의 이벤트로 기획한 "김남주 이지업 콘서트"는 기폭제 역할을 했다. 김남주의 인기는 곧바로 드봉의 인지도와 매출변화로 이어졌다. 98년 "0"에 가깝던 브랜드 인지도는 콘서트 이후 30%까지 수직상승 했다. 작년 AC닐슨의 조사결과는 의미가 더욱 각별했다. "드봉"브랜드가 세계적 명품인 랑콤,시세이도,폰즈등을 제치고 인지도 1위에 올랐기 때문이다. 화장품 불모지인 베트남에 진출한 지 3년만의 일이다. 들쭉 날쭉하던 매출도 탄탄하게 안정이 됐다. "현지생산에 대한 거부감을 줄이고 고급브랜드 이미지를 굳힐 수 있었던 원동력"이라는 게 회사측 자체평가다. LG생활건강은 작년 연간 8백만달러의 현지 매출실적을 올려 베트남 시장점유율 23%를 차지했다. 올해 목표는 이보다 20%가 늘어난 최대 1천만달러다. 해결해야 할 고민도 있다. 김남주 효과가 지나치면 개별브랜드인 "이지업" "에상스"등이 가려질 수 있다는 우려다. 올해부터 LG가 이벤트성 행사 횟수를 줄인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