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사람들이 소주와 막걸리 정도가 우리 술의 전부인 것처럼 알고 있지만 금산의 인삼주,서울.경기지역의 옥로주 등 각 지역을 대표하는 다양한 민속주들이 있다. 한국을 대표하는 전통명주(名酒)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 소개한다. 서울.경기=옥로주(경기),이동막걸리(포천) 등이 대표적이다. "포천막걸리"로 알려진 이동막걸리는 경기도 포천군 이동면 한일탁주합동주조장 하유천 사장이 일제의 한국 전통막걸리 고사작업이 한창이던 44년부터 만들기 시작했다. 하사장이 포천 이동막걸리로 명성을 얻게 된 것은 63년 마포에서 포천군 이동면 도평리로 옮겨 3백평 규모의 한일탁주합동주조장을 세우면서부터. 막걸리는 서민들과 더불어 온갖 애환을 함께한 술이라 선호도가 높다. 곡주인 막걸리는 텁텁하면서도 은은한 향취를 내 농촌 일터에서 꾸준히 애용되고 있다. 경기 옥로주는 증류식 소주라고 생각하면 된다. 중국에서 전래돼 고려를 거쳐 조선시대에 성행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옥로주라는 이름이 붙은 것은 증류시킬 때 옥구슬 같은 이슬방울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옥로주는 담백한 맛과 향이 일품이다. 술이 독해 빨리 취하는 게 단점이지만 숙취가 거의 없다는 장점이 있다. 코익세라노라는 약용성분이 있어 각종 종양을 제거하는데도 효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영남=안동의 명물인 안동소주는 은은한 향취와 감칠 맛으로 일본과 중국에서도 인기가 높았던 술이다. 안동소주는 원래 30~45도의 4종류가 있었지만 현재는 45도짜리만 생산된다. 술을 담근 후 오랫동안 숙성시켰기 때문에 알코올 도수가 높아도 은은한 맛이 난다. 많이 마셔도 뒤끝이 깨끗해 주당들의 인기를 끌고 있다. 호남=대표술로는 죽력고를 꼽을 수 있다. 소주에다 죽력(푸른 대쪽을 불에 구울 때 생기는 진액)을 넣고 고은 술이다. 약으로 많이 쓰여 술이라 하지 않고 "고(膏)"자를 붙였다. 한방에서는 죽력고를 아이들이 중풍으로 갑자기 말을 못할 때 구급약으로 쓴다. 여러단계의 제조과정을 거치고 많은 약재가 들어가기 때문에 한국의 전통술 가운데서도 가장 만들기 어려운 술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충청도=역사적으로 개성은 고구려인삼,풍기는 신라인삼,금산은 백제인삼의 특성을 가장 잘 이어오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 가운데 백제삼의 질이 가장 좋다는 게 일반적인 설명이다. 백제삼을 원료로 빚은 금산 인삼주는 주질(酒質)에 있어 세계 어떤 명주들과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