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8.50원이나 급락하면서 6주중 가장 낮은 수준까지 떨어졌다. 지난달 12일 미국 테러사태 직후 떨어졌던 1,286.10원이후 최저치다. 주가가 테러낙폭을 만회한 데 아울러 원화도 이와 보조를 맞춘 셈. 전날까지 사흘 연속 소폭의 오름세를 보였던 환율은 이날 분위기가 아래쪽으로 바뀌면서 장 막판 은행권의 적극적인 달러되팔기(롱스탑)에 속절없이 아래쪽으로 흘러내렸다. 대규모의 외국인 주식순매수가 이뤄지면서 환율 하락압박이 전해졌으며 달러매수(롱)마인드가 없어지면서 매도 심리가 적극적으로 장세를 이끌었다. 전날까지의 강보합 분위기가 1,305원을 상향 돌파하지 못한데 따른 반발매수도 가담했다. 분위기가 반전되면서 시장은 물량부담을 여전히 떠앉게 됐으며 단기 바닥으로 인식되던 '1,295원'에 대한 경계감도 옅어졌다. 국내외 증시가 강세를 띠고 외국인 주식자금에 대한 부담감은 추가 하락을 점치게끔 작용하고 있다. 2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8.50원 내린 1,296원에 마감했다. 개장가를 고점으로 기록한 이날 환율은 꾸준히 저점을 낮춰 1,300원을 하향 돌파한 이후 마감까지 가파른 기울기를 보였다. ◆ 지지선 하향 돌파 가능성 = 전날까지 1,300원에 대한 심리적 지지선은 이날로 저항선으로 자리를 바꿨다. 주식순매도가 2,000억원을 넘어설 정도로 강력하게 나오면서 달러매도(숏)마인드가 강화됐으며 1,300원 지지력이 힘을 받지 못함을 확인했다. 이에 따라 25일은 그동안 단기바닥으로 인식됐던 1,295원에 대한 하향 테스트가 이뤄질 전망이다. 월말로 점차 다가서고 있다는 것도 부담이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시장이 많이 무거워진 탓에 바닥으로 인식됐던 1,295원이 쉽게 무너질 것"이라며 "크게 올라갈 만한 모멘텀이 없어 내일은 1,293∼1,297원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한 외국계은행이 1300.60원부터 물량을 풀기 시작해 1,300원을 뚫고 내려선 뒤 은행권에서 집중적으로 달러를 되팔았다"며 "주식순매수 규모가 숏마인드를 강화했으며 환율 꺾이는 분위기가 완연해졌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달러/엔과의 연관성이 없어졌고 내일 1,295원 아래서 시작하면 1,292∼1,293원까지 떨어질 여지가 충분하다"며 "다만 급락에 대한 경계감이 자리잡고 있어 상승모멘텀이 있으면 쉽게 오를 수도 있다"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일단 월말까지 1,290원대에서 환율이 움직이고 1,300원이 저항선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 공급 우위, 물량 부담 지속 = 전날 막판 달러/엔의 상승을 업고 달러매수초과(롱) 상태로 이월했던 은행권은 이날 개장초부터 달러되팔기에 나섰으며 장 막판 일부 외국계은행의 대규모 물량 털기에 자극받았다. 너도나도 보유물량 처분에 급하게 나선 탓에 환율은 장애물없이 미끄러졌다. 일부에서는 이날 담배인삼공사의 해외주식예탁증서(GDR) 물량이 풀린 것으로 풀이하기도 했다. 역외세력은 큰 규모의 거래는 없는 가운데 시중의 물량 부담을 느끼고 매도쪽에도 무게를 뒀다. 업체도 네고물량을 출회하며 공급우위의 장세에 가담했다. 달러/엔 환율은 별개의 흐름을 보였다. 전날 뉴욕장에서 기록한 122.60엔에 비해 소폭 하락한 수준에서 정체된 흐름을 띤 달러/엔은 단기급등에 따른 조정의 양상을 띠었다. 오후 5시 10분 현재 122.47엔을 기록중이다. 달러/원에 미치는 영향이 최근 급격히 준 가운데 엔/원 환율도 1,058.13엔으로 낮아졌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보다 1.20원 낮은 1,303.30원에 출발한 환율은 이를 고점으로 서서히 내림세를 타면서 10시 4분경 1,300.30원까지 흘렀다. 역외선물환(NDF) 환율이 나흘만에 내리면서 1,305.50/1,306.50원에 마감한 것을 반영했다. 은행권의 달러되팔기가 적극적으로 이뤄졌다. 이후 추가 하락은 저지된 환율은 단기급락에 따른 달러되사기(숏커버)가 나오면서 1,301원선으로 올라섰던 환율은 한동안 이 선을 축으로 좌우 횡보하다가 추가 물량 공급으로 저점을 다시 찍은 뒤 1,300.60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10원 낮은 1,300.5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잠시 1,300.40원으로 내려선 뒤 소폭 되올라 1,301원까지 도달했으나 추가 반등은 좌절됐다. 환율은 이후 1,300원선을 배회하다가 3시 19분경 1,299.50원까지 저점을 낮췄으며 한동안 1,300원을 축으로 좌우횡보했다. 그러나 장 막판 은행권에서 집중적으로 롱스탑에 나서자 환율은 1,296원까지 떨어지면서 이날 저점이자 마감가를 기록했다. 장중 고점은 개장가인 1,303.30원, 저점은 1,296원으로 변동폭은 7.30원이었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지난 12일이후 8영업일만에 2,000억원이 넘는 대규모 주식순매수를 기록하며 환율 하락을 이끌었다.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1,841억원, 220억원의 주식순매수를 기록한 외국인은 지난 12일 2,293억원이후 최?규모를 가리켰다. 외국인은 올 들어 월 단위로 1월이후 순매수 규모가 가장 크며 이달에만 1조2,625억원의 순매수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주가지수도 전날보다 10.99포인트, 2.07% 오른 541.49로 마감, 저항선으로 여겨지던 60일 이동평균선을 상향 돌파하고 미국 세계무역센터 폭파테러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환율 하락을 도왔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5억7,45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9억6,32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2억2,080만달러, 3억2,040만달러가 거래됐다. 25일 기준환율은 1,300.4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