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도 집안형편이 넉넉치 않는 한 야쿠르트아줌마가 2년간 가난한 할머니와 백혈병을 앓아온 7세 어린이를 돌보며 치료를 위해 노력해 왔던 내용이 뒤늦게 알려져 화제다. 불행히도 이 어린이는 지난 3월 수술시기를 놓쳐 사망했다. 한국야쿠르트의 서울 이태원 직매소에 근무하는 김윤순(49)씨가 주인공이다. 김씨는 이러한 공로로 한국야쿠르트가 선정하는 '2001 친절대상'수상자로 선정돼 24일 서울 등 5개도시에서 열리는 야쿠르트대회에서 상을 받는다. "상받는 기쁨보다 그 아이를 잃은 아픔이 더 큽니다" 지난 1991년부터 야쿠르트 아줌마로 근무해온 김씨는 99년 3월 이 어린이를 자신의 구역인 이태원에서 처음 만났다. 이 어린이는 단칸방에서 할머니와 단둘이 살고 있었다. 어머니는 가출했고 아버지는 6개월전에 사망한 상태였다. 김씨는 할머니와 어린이에게 목욕을 시켜주고 따뜻한 밥을 지어주는 등 마치 자신의 일처럼 이들을 돌보았다. 꾸준한 뒷바라지를 해오던 지난해 9월 어느날.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이 집을 방문을 했을 때 어린이가 온방을 나뒹굴며 고통스러워 했다. 놀랄 틈도 없이 병원으로 향했다. 백혈병 진단이 나왔다. 경제적으로 형편이 넉넉치 못한 그녀는 수술비 마련을 위해 백방으로 뛰다가 마지막으로 용산구청장에게 이런 사연을 담은 편지를 보냈다. 구청에서 선뜻 수술비를 내주기로 했다. 그러나 그녀의 이런 노력도 허사가 되고 말았다. 너무 시간이 많이 지나 수술자체가 불가능하다는 병원측의 얘기를 들어야 했기 때문이다. 2백여만의 치료비를 그녀와 구청이 함께 지불해 주는 것으로 눈물을 삼킬 수 밖에 없었다. 이런 내용은 지난 9월 용산구민체육대회에 박장규 구청장이 김씨를 초대,선행사례를 소개하며 알려졌다. "조금만 더 빨리 수술을 받게 했다면 하는 아쉬움이 남습니다" 김씨는 구역내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다. 선행만큼이나 부지런하다는 평가를 받는 야쿠르트아줌마이기도 하다. 윤진식 기자 jsyo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