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윤수 < 휠라코리아 사장 geneyoon@fila.co.kr > 진부할 정도로 당연한 말이지만 실천은 그리 간단치 않다. 동네 중국음식점은 대체로 품질과 가격이 비슷하다. 신속배달이 돈 버는 첩경이다. 미국의 도미노피자도 신속한 가정배달로 유명해졌다. DHL도 세계 더 많은 곳으로 더 빠르게를 캐치 프레이즈로 내걸고 신속배달 자체를 사업으로 일으킨 기업이다. 점심시간을 이용한 런치 퀵 쌍꺼풀수술도 유행이라고 한다. 수술시간은 30분.피부마사지를 위한 퀵 마사지도 번창하고 있다. 모두가 속도와 시간을 요리해야 하는 현대인들의 요구를 충족시켜 주는 비즈니스들이다. 두말할나위없이 시간은 돈이고 스피드는 생명이다. 전통적으로 패션 유통사업은 상품의 구매비용 또는 생산비용을 낮출수록 이윤이 극대화된다는 원가 중심경영이 지배적이었다. 그러나 소비자 입맛이 까다로워지고 다양해지면서 원가중심 경영보다 소비자의 니즈에 대한 예측이 중심과제가 됐다. 예측의 적중률이 높아야 재고가 최소화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예측의 적중률을 높이는 길은 무엇인가. 상품의 제조 및 판매시기가 짧을수록 정확성은 높아진다. 내일의 일기예보가 일주일 후의 그것보다 맞추기 쉽다는 말이다. 사실 중국이나 인건비가 싼 동남아국가에서 생산해 들여오는 경우에는 상품기획이 최소한 1년 정도 전에 수립되어야 한다. 원가는 30∼50% 저렴하지만 요즘처럼 패션이 빠른 속도로 변화하는데 1년이란 기간은 너무 길다. 패션흐름에 대처하기 어렵다. 어떤 경우에는 판매시즌이 지나서 도착하기도 한다. 판매적중률이 떨어져 재고가 쌓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국내생산은 그렇지 않다. 원가는 중국이나 여타 동남아국가들보다 비싸지만 상품기획 및 판매 시기를 최소화할 수 있다. 물론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유행,지역에 따른 고객 입맛의 차이와 판매동향 파악에 따른 데이터가 실시간대로 투명하게 공유되어야 상품기획에서 판매시기까지 순환기간을 최소화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 완벽하고 투명한 경영정보시스템이 구축돼 있어야 한다. 현대 경영은 이와 같이 시간을 어떻게 요리하느냐에 달려 있다. 이른바 시간중심 경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