찍고 보내고 본다. 이것은 요즘 일본 도쿄에서 지하철을 타면 자주 눈에 띄는 'J-폰'의 광고 문구다. J-폰이 이번에 내놓은 신제품은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어 그대로 e메일로 보내면 상대편이 즉시 받아볼 수 있는 것이다. 이처럼 휴대폰은 갈수록 컴퓨터 디지털카메라 스캐너 등의 기능을 모두 갖춘 멀티키트(Multikit)로 발전해 나가는 중이다. 더욱이 휴대폰은 키트의 기능만 다양해지는 게 아니다. 휴대폰을 활용한 비즈니스는 더욱더 다양해지기 시작했다. 일본의 전자상거래 업체인 포하프(대표 가메이 히데오)는 휴대폰으로 자기 회사의 홈페이지를 만들고 즉시 전자상거래를 개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해냈다. 이 회사는 직원 12명의 작은 기업이지만 요즘 이 솔루션은 인기 절정이다. 이 회사가 개발한 시스템은 영세 제조업자나 농가에서 생산한 제품을 휴대폰 하나로 전자상거래에 올린 뒤 편의점인 '세븐일레븐'에 내다팔고 자동 결제까지 받을 수 있는 것이다. 최근 일본에서 이뤄지는 상황을 보면 드디어 앉아서 업무를 보는 퍼스널컴퓨터 시대는 끝이 난 것 같다. 이미 '모바일(Mobile)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다. 모바일 바람은 보험회사에서 일기 시작해 물류회사 통신회사 등에서 이미 사무실을 가능한 한 없애고 휴대폰으로 모든 업무를 수행해 나가는 추세다. 일본은 트랜지스터라디오 시대부터 원체 들고 다니는 포터블 문화가 형성된 나라여서 휴대폰 비즈니스만큼은 미국을 능가하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래서 일본 경제평론가 오마에 겐이치는 휴대폰은 곧 호주머니에 든 은행 지점이 될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한다. 일본만 휴대폰 비즈니스에 열을 올리는 것은 아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한국에서도 이보다 더 앞선 시스템을 개발해내고 있는 기업들이 많다. 다음솔루션(대표 유영수)은 휴대폰 하나로 벤처기업의 각종 업무를 즉시 처리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냈다. 이 회사가 개발한 비즈팩(www.bizpack.net)은 이동중인 사장이 회사에 있는 직원들과 회의를 진행할 수 있는 솔루션이다. 이 솔루션은 △기업간 거래(B2B) △고객관계관리(CRM) △공급망관리(SCM) 등까지 가능한 것이다. 다음커뮤니케이션(대표 이재웅)의 자회사인 이 업체는 앞으로 약 15만개 벤처·중소기업에 이 솔루션을 공급한다는 것이 목표다. 음성인식 업체인 보이스텍(대표 강수웅)은 휴대폰으로 말을 하면 즉시 문자로 뜨는 시스템을 개발해놓고 있다. 드디어 사장이 말로 지시하면 그것이 문서화돼 업무로 즉시 처리되는 그런 시대가 온 것이다. 이치구 전문기자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