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지의 홍수 시대다. 영화 TV 광고 신문 잡지 거리 쇼윈도... 장소를 가리지 않고 온갖 화려하고 현란한 이미지들이 시각을 자극해댄다. 난무하는 이미지속에서 극도의 절제미가 돋보이는 미니멀리즘 광고 한편이 등장했다. 대우전자가 내놓은 무세제 세탁기 "마이더스"의 CF. 주인공은 물 한방울. 짙푸른 화면위에서 투명한 물방울이 출렁거린다. 자동차 형태로 변한 물방울 아래 카피가 뜬다. "기름없이 물로만 가는 자동차,아직은 꿈입니다" 물방울이 다시 흩어졌다 뭉친다. 이번에는 세탁기다. "세제없이 물로만 빠는 세탁기,더이상 꿈이 아닙니다" 물방울의 "활약"이 전부인 광고는 세제를 쓸 필요가 없다는 제품의 특징을 분명하게 부각시킨다. 장면변화 한번 없이 "한 컷,한 장면(One Cut,One Scene)"으로 만들어진 간결함이 오히려 강렬한 인상을 남긴다. 물방울 모델은 사람보다 다루기가 몇배나 힘들었다는 게 제작사인 코래드측의 설명. 자동차 모양을 내는데만 꼬박 3일이 걸렸다. 기름성분의 특수물질로 자동차 윤곽을 잡은후 그안에 물을 가둬 모양을 잡았다. 물이 흩어지는 장면은 헤어드라이 바람을 쬐어 연출했고 마지막 단계에서 3D기법으로 물방울의 볼록한 느낌을 더했다. 코래드의 양지연 AE는 "물만으로 세탁이 가능하다는 혁신적인 장점을 쉽게 전달하기 위해 물을 소재로 삼았다"며 "잔잔하면서도 힘있게 메시지를 전달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김혜수 기자 dearso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