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생명공학계에 "조직공학(tissue engineering)"열풍이 불고 있다. 최근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유럽 최대 생명공학 전시회인 "바이오테크니카 2001"에 참가한 민간 기업과 연구소 등은 조직공학과 관련한 최신 연구성과를 공개하고 이를 토대로 투자유치에 발벗고 나섰다. 조직공학은 질병이나 상해,노화 등으로 손상을 입은 조직을 대체하는 기술로 통상 손상을 입은 조직의 세포를 배양해 인체의 거부반응을 최소화하는 것이다. 이 기술은 특히 줄기세포(stem cell)에서 인간의 조직을 배양하는 것과 달리 윤리논쟁을 피할 수 있고 상당한 기술 진전덕분에 실용화 가능성이 훨씬 높다는 장점때문에 생명공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또 이번 전시회에서 유럽 업체들은 미국에 비해 다소 뒤떨어진 기술력을 만회하기 위해 독특한 "아이디어"기술을 선보였다. 조직공학 부상=현재 시장 규모는 연간5억달러이지만 2008년 8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될 만큼 성장 잠재력이 크다. 전시회에 참가한 상당수 업체와 기관들은 조직공학 관련 신기술을 선보이며 투자 유치에 총력을 기울였다. 독일 프라운호퍼(Fraunhofer)연구소는 식물의 세포를 이용,배양조를 통해 인간의 단백질을 대량 배양하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잎담배 콩 옥수수 쌀 등에 인간의 유전자를 합성시켜 단백질을 배양하는 것이다. 현재까지 미생물을 이용한 단백질 배양의 경우 완벽한 기능을 갖추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었고 동물을 활용할 때에는 배양액과 혈청 등의 가격이 너무 비싸 경제성이 떨어진다는 단점이 있었다. 연구소 관계자는 "생물에 비해 식물세포는 분화단계가 낮은데다 경제성이 높고 대량 생산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며 "넓은 잎을 가진 담배가 가장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독일 그렌쯔플뢰헨(Grenzflachen)연구소는 또 플라스틱 형태의 특수한 구조물에 세포를 배양해서 조직 형태를 갖추는 기술에 도전하고 있다. 이 연구소는 이같은 기술로 배양한 피부세포 샘플을 공개했다. 이 방법을 활용하면 기존 금속 물질을 인체에 삽입했을때 나타나는 거부반응 등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고 연구소측은 설명했다. 독일의 바이오기업인 보네마스터(Bonemaster)는 인공뼈를 이식하는 과정에서 거부반응을 줄이기 위해 실제 뼈와 인공뼈가 만나는 부분에 인체에서 추출한 단백질과 칼슘 화합물을 혼합,코팅 처리하는 기술을 진전시켰다고 밝혔다. 틈새기술=독특한 아이디어로 새로운 개념의 기술과 상품을 개발하는데 박차를 가하고 있는 업체들도 상당수 눈에 띄었다. 프랑스 IDM은 암환자의 혈액에서 단핵세포를 추출해 식균세포(세균을 죽이는 기능을 하는 세포)와 수지상세포를 배양,다시 인체에 집어넣어 암세포를 죽이는 기술을 개발하고 있다. 이 회사는 3~4년 내에 암 환자의 혈액을 토대로 백신을 만들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또 환자의 혈액에서 직접 피를 추출하기 때문에 부작용이 적다고 덧붙였다. 독일 기업인 TGS는 패혈증을 유발하는 박테리아처럼 갑작스런 증식으로 인체에 면역 반응이 생기기 전에 치명적 피해를 입히는 사례를 막기 위해 환자의 백혈구를 추출,배양한 뒤 인공투석기 같은 기구를 통해 혈액에 주입시키는 제품 개발에 힘을 쏟고 있다. 하노버=김남국 기자 n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