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러전쟁의 여파로 이달 초순께부터 부과되기 시작한 중동지역 컨테이너 선박 전쟁위험 할증료를 둘러싸고 해운선사들과 수출업체들이 갈등을 빚고 있다. 22일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삼성전자, 금호타이어 등 수출업체들은 지난 19일 머스크씨랜드, 현대상선, 연합해운 등 중동지역 운항 해운선사들과 무협 하주사무국에서 할증료 협상 회의를 갖고 "할증료가 과다하다"며 인하를 요청했다. 해운선사들은 그러나 선박보험료 인상 뿐만 아니라 선원들의 생명수당 인상 등 다른 비용 부담도 늘었다며 할증료 부과를 계속 강행하겠다고 맞서고 있다. 갈등의 핵심은 현대상선 등 중동항로 취항선사협의회(IRA) 소속 해운선사들이 전쟁위험으로 인한 추가 보험료를 이유로 부과키로 한 전쟁위험 할증료의 적정수준이다. IRA 소속 선사들은 할증료를 1TEU(20피트 컨테이너 1개)당 150달러로 결정, 부과하고 있다. 이와 관련, 하주사무국 관계자는 "3천TEU급 선박의 보험료 인상분은 6만6천달러인데 비해 할증료 부과로 인한 수입은 선박용량의 70%인 2천100TEU만 싣더라도 31만5천달러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며 "할증료는 선원 생명수당 인상을 감안하더라도 1TEU당 50달러 정도면 충분하다"고 주장했다. 한편 중동지역의 경우 수출업자가 운송비를 부담하는 조건으로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많아 이번 전쟁위험 할증료 부과로 인해 수출업체들이 손실을 보거나 채산성이 크게 떨어질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가격에 비해 부피가 큰 제품인 타이어의 경우 전쟁위험 할증료는 제품 수출가의 1%가량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 경수현기자 ev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