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전날의 하락폭을 만회하고 1,300원대로 복귀했다. 오전중 잠시 1,300원 밑을 경험했던 외에 주로 1,300원대 초반을 맴돌다가 막판 달러매수가 유입돼 고점을 경신하며 마감했다. 지난 수요일 1,615억원에 이른 순매수대금 중 일부가 시장에 공급돼 환율 오름폭을 줄이고 부담감으로 작용했으나 변동성 확대에는 그다지 기여하지 못했다. 다음주에도 최근의 위아래로 갇힌 흐름이 이어지는 가운데 시장의 기대감이 어느쪽으로 쏠리느냐에 따라 환율은 방향을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주식순매수 지속 가능성 등에 비춰 약간 아래쪽으로 범위를 넓힐 가능성은 있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3.70원 오른 1,302.20원에 한 주를 마감했다. 장중 1,300원대 초반을 주무대로 했으며 전형적인 주말 장세였다. ◆ 1,300원 중심 박스권 이어질 듯 = 다음주 네고장세에 차츰 돌입한다는 월말임에도 물량 공급에 대한 기대는 크지 않다. 최근 수출 부진을 확인하고 있는데다 삼성전자 등 반도체 관련 기업의 네고물량이 현저히 줄었다. 이와 함께 환율을 움직일만한 재료나 뉴스도 드러나지 않는 모습.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외국인의 주식순매수가 지속되고 월말에 다가오면서 네고물량의 유입이 조금 있을 것"이라며 "다른 변수는 특별히 두드러질 것이 없다고 보면 최근의 박스권 범위를 벗어나기 힘들 것"으로 예상했다. 다른 은행의 딜러는 "오늘은 밤새 NDF시장에서의 매수세가 환율을 끌어올렸으나 시장 수급은 양쪽으로 균형을 이뤄 전형적인 주말장세를 펼쳤다"며 "최근의 외국인 주식순매수가 MSCI지수 변경과 관련돼 있다면 다음주도 지속될 가능성이 커 추가적인 하락시도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1,300원 레벨이 업체들로선 매수와 매도 양쪽 다 메리트가 없는 상황이라 적극적으로 밀릴 수 있는 장세는 아니다"며 "다음주 거래 범위는 1,290∼1,305원"으로 전망했다. ◆ 방향성 없는 장세 = 외국인 주식순매수는 이날도 지속됐지만 환율은 전날 NDF시장에서의 매수세를 반영한 오름세를 보였다. 그러나 상승탄력이 강하지 않아 환율은 1,300원을 지지하는 정도에서 둔한 움직임을 드러냈다. 역외세력은 전날 NDF시장에 이어 개장초 달러매수에 나서 환율 오름세를 키우기도 했으나 이내 관망세로 돌아서 추가로 영향력은 드러내지 않았다. 역외세력도 최근 매수와 매도를 번갈아가며 혼조세를 띠면서 환율의 정체감을 강화시키고 있다. 업체들은 1,300원을 넘어선 환율로 인해 물량 출회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고 있으나 많은 물량을 내놓지 않았다. 1,300원 밑과 초반에서는 정유사와 가스공사의 결제수요가 있었다. 달러/엔 환율은 이날 대체로 121.10∼121.20엔 언저리를 거닐었으며 오후 4시 53분 현재 121.07엔으로 내림세다. 달러/원과는 무관한 변수. 전날 뉴욕에서 미국의 경기침체 장기화 우려가 커져 달러/엔은 소폭 하락, 121.08엔을 기록했으며 이날 대체로 오름세를 탔으나 런던에서 121엔 하향 돌파를 노리고 있다. 이날 시오카와 일본 재무상이 "엔화 시세가 일본 경제의 현황을 반영해야 하고 의도적으로 엔 약세로 몰아갈 의도는 없다"며 "그러나 올해 일본 경제가 마이너스 성장을 보이는 것을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엔 약세가 바람직하다는 의미로 관측되고 있으나 시장의 반응은 미지근했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보다 2.50원 높은 1,301원에 출발한 환율은 다음 거래가 1,299.80원으로 밀리기도 했으나 이내 9시 35분경 1,301.50원까지 되올랐다. 역외선물환(NDF) 달러/원 환율이 하루만에 상승세로 돌아 1,301.50∼1,304원 범위를 거닌 끝에 1,302/1,304원 팔자에 마감한 것을 반영했다. 이후 환율은 주로 1,301원선을 거닐다가 추가 상승이 어렵자 아래쪽을 시도, 10시 56분경 이날 저점인 1,299.80원까지 흘렀다. 그러나 추격 매도세가 나오지 않자 결제수요와 달러매도초과(숏) 상태인 일부 은행권의 숏커버로 1,301.10원까지 되오른 뒤 마감했다. 오전 마감가보다 0.10원 낮은 1,301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차츰 올라 1시 41분경 1,302원까지 다다랐다. 이후 추격 매수는 자제되며 1,301원선에서 붙박이처럼 들러붙어있던 환율은 2시 27분경 1,302.10원으로 올라선 뒤 소폭 되밀렸으나 장 막판 고점을 1,302.20원으로 경신하면서 마감했다. 장중 고점은 1,302.20원, 저점은 1,299.80원으로 변동폭은 2.40원이었다. 열사흘째 주식순매수 가도를 달린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680억원, 73억원의 주식순매수를 나타냈다. 지난 이틀에 비해 순매수 강도가 강하지 않아 환율에 미치는 영향은 적었으나 최근 순매수기조가 유지, 시장에 압박을 가해 환율 오름폭을 둔화시켰다. 지난 수요일 1,615억원에 이른 순매수대금 중 일부가 시장에 공급돼 환율 하락을 이끌기도 했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7억2,45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2억7,67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2억7,410만달러, 3억1,490만달러가 거래됐다. 20일 기준환율은 1,301.2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