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내 식중독균을 죽일 수 있는 유산균이 등장했다. 박용호 서울대 수의대 미생물학 교수는 차세대 유산균인 '락토바실러스 루테리'균이 O-157균(대장균의 일종)과 살모넬라균 리스테리아균 포도상구균 등 식중독을 유발하는 세균을 살멸(殺滅)하는 효과가 있다는 내용의 논문을 최근 대한수의학회 학술대회에 발표했다. 박 교수는 락토바실러스 애시도필러스,락토바실러스 불가리쿠스,락토바실러스 카제이,비피더스균 등 기존의 4가지 유산균과 비교한 결과 다른 유산균은 식중독균을 사멸시키는 효과가 약하거나 오히려 균을 증식시킨 반면 루테리균은 이들 식중독균을 죽였다고 밝혔다. 루테리 유산균은 지난 85년 스웨덴 농과대학의 스벤 린드그렌 교수가 모유에서 분리한 신종 유산균이다. 현재 미국 유럽 호주 일본 캐나다 등에서 유산균 음료로 각광받고 있다. 박 교수는 "루테리균은 장내 산도(pH)나 단백질분해효소에 의해 영향을 받지 않는 강력한 항균물질인 루테린을 생성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또 "항생제 내성의 증가로 장내 식중독균이 페니실린 등에 의해 쉽게 죽지 않고 있다"며 "장내 세균의 전반적인 저항력을 높이는 데도 루테리균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루테리유산균은 가을철 소아유행성 설사를 유발하는 로타바이러스를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것으로 연구돼 있다. 정종호 기자 rumb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