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만수 < 디지털경제硏 이사장 > 세계는 지금 '동시불황'중에 '테러전쟁'까지 겹쳐 불황과 테러에 대한 '동시전쟁'을 하고 있다.미국은 연방기금금리를 지난 연말 6.5%에서 2.5%까지 1960년대 이래 최저수준으로 내렸다. 미국 일본 '유로'지역 등 'G3'의 올해 GDP성장률도 반세기만의 최저수준인 -0.5∼1.6%로 예측하고 내년은 더 어려울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지난 주부터는 '탄저균테러'까지 터져 세계경제는 2차대전 이후 '최고의 불확실성'에 빠져들고 있다. 지난 해 10월 경기가 이미 하강하기 시작했는데 콜금리를 5%에서 5.25% 올린 한국은행도 성장률이 예상을 빗나가 계속 둔화되자 콜금리를 4%까지 내렸지만,7개월간 수출은 계속 줄어들고 8월에는 경상수지도 적자로 돌아섰다. 올해 10월 지난 주 열렸던 금통위에서 예상과는 달리 '올해 4분기 경기회복을 기대했지만 2분기 정도 늦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소비자물가는 9월 들어 하향안정세가 뚜렷하다'고 전망하면서도 콜금리는 '지켜보는 것이 낫다'며 손대지 않았다.그리고는 '재정의 역할 확대'를 강조했다. 예금금리를 4%대로 내려도 돈은 은행으로 몰리고,대출금리를 7%대로 내려도 투자는 살아나지 않고,금리가 떨어져 예금소득자의 소비를 감소시키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콜금리를 그대로 두는 것을 이해 할 수는 있다. 정부는 재정지출로 경기를 부양한다면서 지난 8월까지 통합재정수지가 16조원이나 흑자를 내고 있으니 재정의 역할확대를 요구하는 것도 이해가 된다. 그러나 세계가 '불황'과 '테러'를 맞아 금리를 바닥으로 내리며 '동시전쟁'중인데 '지켜보는 것이 낫다'니 …. 금리와 GDP성장률을 비교해 명목금리가 명목GDP성장률보다 높으면 '긴축적'이고,명목금리가 낮으면 '팽창적'이라는 주먹구구식 견해가 있다. 한국의 명목GDP성장률은 '한국주식회사'에 투자한 평균수익과 같으며,평균투자수익이 차입비용보다 크면 투자는 확대된다는 얘기다. 미국이 1% 이하의 성장이 전망될 때 '연방기금'금리를 2.5%로 내린 것을 생각하면,3분기 경제성장률을 1% 이하로 예측한다면 4%의 콜금리는 아무래도 높아 보인다. '동시전쟁'으로 증폭된 불확실성은 금리의 민감성을 떨어뜨릴 것이란 점을 생각하면 추가적인 금리인하의 소지는 더 있다. '테러공격'이후 금리인하,증시대책,조세삭감,항공사 정부지급보증 등 모든 경제정책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미국의 그린스펀 FRB의장에 대해 '아프가니스탄 군사공격 목표선정 외에는 모두 그의 일'이란 비판도 있고,'FRB 독립성이 손상될까 걱정된다'는 우려도 있다. 미국의 FRB의장은 수시로 의회에 나가 증언하고 설득하며,백악관과도 꾸준히 접촉하고 재무장관과는 정기적인 협의를 통해 통화정책을 이끌어 나간다. '독립'된 중앙은행이 '독단'하지 않고 '고립'적인 '고유권한'의 '행사'보다 '협력'적인 '고유의무'의 '이행'에 충실하고 있다. 우리 중앙은행은 '정부·여당은 중앙은행의 고유권한인 통화신용정책에 대해 오해를 살 수 있는 언급을 삼가는 것이 바람직하다' '정부·여당 관계자들과 금리인하에 대해 사전에 협의한 바 없다'고 국회에서 밝혔다니 참으로 놀라운 일이다. 미국의 '중앙은행독립'은 의회의 '감시(monitor)'와 '잔소리(scolding)'속에 행정부와의 '끊임없는 접촉(continual contact)'을 통해 통화정책을 주도해 나간다는 것이지,정부·여당도 '언급을 삼가'하게 고립하고,'사전에 협의 없이' 독단하는 '천상천하 유아독존'이 아니다. '권한'은 '의무'가 따른다는 점에서 마음대로 행사하고 포기할 수 있는 '권리'와 다르다. 통화신용정책은 '고유권한'인 동시에 마음대로 행사해서도 안되고 포기할 수도 없는 '고유의무'이지 '고유권리'가 아니다. 과거 자금난과 고금리를 해소하기 위해 총통화를 선진국 수준인 GDP의 80%정도로 늘려야 된다고 '세상사람들'이 다 말해도 그러면 인플레가 돼 오히려 금리가 올라간다고 고집스럽게 40%수준을 지켜오던 한국은행은 1997년 경제위기를 맞고서야 80%수준으로 올렸다. 지금은 불황과 테러에 맞서 싸우는 전쟁상황에서 '세계사람들'이 금리를 내리고 있는데,우리 중앙은행은 언제까지 고금리를 고집하며 버티고 있을는지…. mskang36@unite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