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한은법 파동 등 앙금이 깊게 남아 있는 재정경제부와 한국은행이 처음으로 화합의 체육대회를 연다. 한은은 오는 11월3일(토요일) 한은 인천 연수원에서 재경부 금융정책국과 한은 직원들이 모여 체육대회를 갖기로 했다고 17일 밝혔다. 이 체육대회는 재경부 변양호 금융정책국장과 한은 김경룡 총무국장이 저녁식사를 하다가 "거시경제정책을 다루는 기관끼리 협조와 화합을 위한 행사를 갖자"는데 의기투합해 성사됐다는 것.진념 부총리 겸 재경부 장관과 전철환 한은 총재는 친선 행사에 대한 보고를 받고는 "잘된 일"이라고 격려하는 등 비상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재경부에서는 금융정책국 60여명 전 직원이 참여하며, 한은은 재경부와 업무접촉이 빈번한 조사국 정책기획국 금융시장국 등 7개 부서에서 숫자를 맞춰 60여명이 참가한다. 축구 농구 배구 릴레이 등 네 종목을 겨루는데 이어 술잔을 기울이며 이해의 폭을 넓히는 자리도 마련된다. 재경부 금융정책국은 80년대 말 한은법 파동의 당사자인 데다 한은 예산을 다루는 등 한은과의 접촉이 잦은 관계로 한은측과 크고 작은 '긴장 관계'가 조성돼 왔다. 한은 관계자는 "이날 만큼은 과거를 잊고 화합을 다지는 자리로 삼기로 했다"며 "체육대회의 성과가 좋으면 매년 정례화하고 금감위.금감원도 참가시킬 생각"이라고 말했다. 오형규 기자 o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