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외의 강한 반등세가 이뤄지며 환율이 이틀만에 1,300원대로 올라섰다. 누구도 쉽게 예상치 못한 반등의 흐름이었으며 여드레만에 환율을 상승으로 전환케 한 것은 역외세력이었다. 국내 참가자들은 다소간의 공급우위가 이뤄졌음에도 역외에서 바닥 인식에 따른 강한 매수세를 촉발하면서 이레에 걸쳐 지난하게 진행돼온 환율 하락세에 일단 종지부를 찍었다. 환율은 일단 1,295원에서 바닥 다지기 작업을 끝낸 것으로 보인다. 이레동안의 하락가도를 달리는 동안 형성된 달러매도(숏) 마인드가 일순간에 무너지면서 환율 상승을 점치는 견해가 부쩍 늘어났다. 밤새 뉴욕장에서의 역외 움직임과 달러/엔 환율의 변동이 다시 관건으로 떠오른 가운데 너무 쉽게 1,300원을 뚫고 올라섰다는 인식으로 인해 하락은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일부에서는 1,300원대 안착 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16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전날보다 4원 오른 1,300.90원에 마감했다. 오전장중 내림세를 유지해오던 환율은 오후들어 상승 전환한 뒤 장 막판 1,301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 분위기 전환의 계기 = 이레동안의 환율 하락으로 인해 일부에서는 1,280원대 기대심리가 형성되기도 했으나 이날 1,294.30원이 저점으로 기록됨으로써 '1,295원 지지선'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됐다. 별다른 이유를 가지지 않고 쉽게 1,300원대에 올라섬으로써 위쪽으로 방향을 전환하는 견해가 커졌다. 달러/엔 환율도 갑자기 121엔을 쉽게 뚫고 올라섰다는 점도 이에 가세하고 있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뉴욕시장 귀추가 주목된다"며 "대개 아시아시장에서 역외가 사게되면 뉴욕에서도 그대로 이어지는 경향이 많아 이변이 없는 한 NDF시장에서도 환율 오름세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300원대 안착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으며 내일 환율은 1,300∼1,306원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예상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오전만 해도 무게를 약간 아래쪽에 두었으나 이렇게 이유없이 1,300원을 넘을 줄 몰랐다"며 "역외에서 1,295원을 바닥이라고 보고 그동안 쉬었던 매수세를 재가동한 것 같다"고 말했다. 그는 또 "최근 수급이 일관된 것이 아니고 좌충우돌하면서 예측불가능성이 강화된 상태라 이렇게 시장의 왜곡이 나타날 수 있다"며 "내일은 1,300원이 너무 쉽게 뚫려 바로 아래로 가긴 어렵고 1,298원선에서 지지가 되고 1,305원까지 오를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 역외세력의 '힘' = 그동안 '너무 많이 내렸다'는 인식이 팽배해질 찰나 역외세력의 '힘'이 드러났다. 그동안 줄곧 하락하면서 매수 주체가 자취를 감췄으나 이날 모처럼 역외매수세에서 비롯, 바닥에 대한 인식이 매수세를 적극 유도했다. 은행권도 서둘러 달러매도초과(숏) 상태를 커버하기 위한 달러되사기에 급급했다. 역외세력은 이날 1,294원선에서 조금씩 매수세를 드러내 보였으며 그동안 NDF정산관련 매수세를 드러내 보이지 않다가 1,295원에 대한 바닥인식으로 미뤘던 매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열흘째 주식사자에 무게를 실은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이번주 들어 주식순매수 강도가 약해져 환율 하락압박은 강하지 않았다. 업체는 이날 대체로 관망세로 일관했으며 일부에서 강한 매수세를 드러내 보이기도 했다. 달러/엔 환율은 오후 5시 3분 현재 121.18엔으로 강한 오름세를 타고 있다. 전날 뉴욕에서 120.82엔에 마감한 달러/엔은 이날 장중 대체로 120.70엔대를 누비면서 별다른 변동을 보이지 않다가 갑작스레 오름세를 보이며 121엔을 상향돌파했다. 밤새 뉴욕장에서 추가 상승이 있을 경우 다음날 달러/원에 일정부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전날보다 0.40원 낮은 1,296.50원의 약보합권에서 출발한 환율은 외국인 주식순매수자금이 공급되면서 9시 52분경 이날 저점인 1,294.30원까지 내렸다. 밤새 역외선물환(NDF) 환율이 지난달 20일이후 처음으로 1,300원 밑으로 거래되며 1,299/1,300원에 마감한 흐름을 이었다. 이후 환율은 역외매수, 달러되사기(숏커버) 등으로 1,295.80원까지 반등한 뒤 되밀려 이내 1,294원선에서 재진입키도 했다. 그러나 추가 하락에 제동이 걸리고 매수세가 유입되며 11시 31분 1,296.70원까지 되오른 뒤 1,297.20원에 오전 거래를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10원 낮은 1,296.20원에 거래를 재개한 환율은 개장 직후 1,296원으로 내려선 뒤 차츰 레벨을 높여 1시 41분경 1,297원을 기록, 전날 종가대비 오름세로 돌아섰다. 추가로 오름세를 강화한 환율은 1,297∼1,298원을 거닐다가 장 막판 달러/엔 환율의 121엔대 진입, 은행권의 달러되사기(숏커버) 등 매수세가 결집되면서 고점을 차례로 경신하며 4시 13분경 1,300원에 진입했다. 이후 환율은 4시 18분경 1,301원까지 고점을 높였다. 장중 고점은 1,301원, 저점은 1,294.30원으로 변동폭은 6.70坪潔駭? 열흘째 주식사자에 무게를 실은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장중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425억원, 17억원의 주식순매수를 기록했다. 전날보다 순매수 규모가 다소 커졌으나 지난주 후반에 비해 매수 강도가 약해 환율에 미치는 영향력은 크게 축소됐으며 상승을 제한하는 정도로만 작용했다. 오전중 지난 금요일 주식순매수분 2,293억원 가운데 일부가 달러매물로 시장에 공급돼 환율 하락을 이끌기도 했으나 역외세력에 의해 쉽게 흡수됐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21억3,02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11억7,49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4억6,000만달러, 2억5,090만달러가 거래됐다. 17일 기준환율은 1,296.8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