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이 외환위기 이전이었던 97년 11월 이후 4년만에 최저수준으로 떨어졌다는 통계청의 9월 고용동향 발표는 대다수 국민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고 있다.

대규모 감원소식과 취업시즌을 맞은 졸업예정자들의 한숨소리로 가득차 있는 것이 작금의 취업현장인데 고용사정이 이처럼 좋아지고 있다니 도무지 믿기지가 않는다는 반응들이다.

사실 단순 통계수치로만 본다면 이제 고용사정이 외환위기 이전수준으로 개선됐다는 평가까지도 가능하게 됐다.

실업률은 3%로 환란 전 수준보다 낮은 상황이고,한때 1백50만명까지 치솟았던 실업자수도 68만여명에 그치고 있어 환란전의 57만여명에 비해 11만명 정도 늘어난데 불과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런 통계수치는 노동시장의 구조와 고용수준의 질적 변화를 감안하지 않은 것으로 일자리 구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인 요즈음 고용현실과는 전혀 동떨어진 것이라는데 문제가 있다.

통계기준의 느슨함과 불신까지 겹쳐 우리나라 실업통계가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온 것은 어제 오늘의 얘기가 물론 아니다.

하지만 환란 이후 급격히 초래된 비정규직 비중증가 등 고용구조의 질적 변화는 통계와 현실간의 괴리를 더욱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전체 취업자중 임시직·일용직의 비중은 환란 전인 97년 9월 48%에서 금년 9월 현재 51.4%로 크게 증가해 있다.

이들 중 상당수가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있고,특히 환란 이후 비정규직으로 전환된 계층의 대부분은 말이 취업자지 사실상 실업자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아울러 통계와 현실간 괴리를 확대시킨 또하나의 요인은 취업난으로 인해 비경제활동 인구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는 점이다.

15세 이상 인구중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비경제활동인구의 비중은 97년 9월 37.5%에서 금년 9월 현재 38.5%로 증가했다.

이는 직장 구하기가 어렵자 아예 취업을 포기했거나,취업난으로 마지못해 상급학교에 진학하는 사람이 15세 이상 인구의 1%인 36만명이나 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우리 주위에서도 그런 사람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는 점에서 얼른 수긍이 가는 대목이기도 하다.

어쨌든 통계수치로나마 실업자가 줄고 있는 것은 나쁜 일이라고 할 수는 없겠으나 고용사정은 환란 직후보다 별로 나아진 것이 없다는 것을 정책당국은 직시할 필요가 있다.

특히 고용사정이 가장 어려울 수밖에 없는 동절기를 앞두고 있다는 점에서 고용안정 대책의 시급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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