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스크 관리가 기업들에 새로운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기업은 끊임없이 새로운 리스크에 직면한다. 기업인들은 그들이 인식하건, 하지 않건 항상 리스크를 다루고 있다. 지난 9월11일 뉴욕의 세계무역센터 테러사건의 경우에도 그 건물에 입주해 있던 많은 금융기관들은 최악의 리스크에 직면했다. 만약 그 기업들이 리스크 관리 개념과 시스템이 부재했고 또 리스크 관리가 기업문화로 뿌리내리지 않았다면 경제·사회적 손실은 상상을 초월했을 것이다. 세계경제가 점점 글로벌화하고 기업환경이 복잡해지면서 기업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위험요소들이 기업 안팎에 산재해 있다. 리스크 관리는 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관리기술로서 최근 관심을 끄는 전문 영역이다. 기업의 리스크 관리란 기업이 직면할 수 있는 위험요소에 대한 체계적 분석을 통해 리스크가 무엇인지를 인식하고 각각의 리스크가 비즈니스에 미칠 영향 또는 잠재성을 고려해 적절한 대책을 준비하는 것을 말한다. 리스크 관리에 있어 가장 중요한 토대는 인적요소다. 사람은 리스크를 관리하는 주체이기 때문이다. 설령 한 기업이 최고 수준의 리스크 관리에 관한 법규,시스템,방법론 등을 갖추었다고 할지라도,이를 충분히 이해하고 실천하고 개선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면 그것 자체가 심각한 리스크 요소가 될 수 있다. 따라서 기업내 개개인은 지속적인 교육과 훈련을 통해 모두 리스크 관리자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그것이 개인의 업무평가에 반영되어 리스크 관리에 대한 동기 부여가 이루어져야 한다. 기업의 인적요소는 리스크를 관리하는 주체인 동시에 그 자체가 리스크 요소일 수 있다. 직원의 부정행위나 무능,성희롱,성차별,인사평가,업무 중의 사고나 재해,노조 등의 문제들은 모두 인적요소와 관련된 리스크다. 예를 들어 모 회사의 전산 시스템 책임자가 본인의 부정행위로 인해 어느 날 갑자기 해고됐다고 가정해 보자.이 사람은 회사에 앙심을 품고 순식간에 회사의 전산 시스템을 엉망으로 만들어 놓고 사라져버릴 수도 있을 것이다. 따라서 전산 시스템 책임자나 재정 및 회계 책임자와 같이 민감한 위치에 배치된 직원들에 대해서 회사는 당사자의 부당행위로 해고될 경우 위와 같은 상황을 막을 수 있는 여러 조치 및 절차를 사전에 사규로 제정해 놓아야 한다. 미국은 연방법에 따라 모든 금융기관의 직원들은 1년 중 최소 2주 이상의 휴가를 가도록 의무화돼 있다. 일반적으로 한 사람이 맡고 있던 업무가 2주 이상 중단될 경우 정상적 영업에 지장이 있게 되어 그동안 다른 사람이 업무를 임시로 맡을 수밖에 없게 된다. 따라서 만약 휴가를 간 사람이 회사의 리스크가 될 만한 실책이나 과오를 계획하거나 하고 있을 경우 그것이 자연스럽게 밝혀지게 된다. 이 또한 인적요소와 관련된 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라고 할 수 있다. 한국기업들의 리스크 관리는 아주 낮은 수준이다. 특히 어떤 문제나 재난이 닥쳤을 때 그저 운이 없어서 그렇다고 여기는 한국인 특유의 정서는 리스크를 체계적으로 예상하고 대비하는 문화를 정착시키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리스크 관리가 기업의 문화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CEO를 비롯한 경영진의 리더십이 중요하다. 리스크 관리를 위한 '절대적'모델과 문화라는 것은 없다. '효율적'모델과 문화가 존재할 뿐이다. 따라서 기업은 자신의 문화에 맞는 리스크 관리 모델을 구축해야 한다. 리스크 관리가 기업문화로 확립돼야만 리스크 관리의 토대가 되는 인적요소의 효용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투명성과 기업지배구조,그리고 합리적 인력관리의 확보 또한 리스크 관리를 위한 환경 조성에 아주 중요한 문제들이다. 리스크가 효과적으로 관리될 경우 기업은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고,반대의 경우는 가치파괴로 이어진다. 선진기업들은 리스크 관리가 사업의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 과제임을 인식하고 이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있다. 리스크 관리의 중요성에 대한 인식을 새롭게 할 때다. ............................................................................. ◇이 글의 내용은 한경의 편집방향과 일치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