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원 환율이 새로운 출발점에 섰다. 지난 5일부터 엿새 내리 환율이 밀리면서 테러사태 이전의 수준으로 돌아선 것. 방향에 대한 논거와 의지를 새롭게 다지고 발 디딜 곳을 찾아야 하는 시점이다. 지난주 환율은 지난 9월 11일 미국의 테러사태 이후 불안감이 불러일으킨 환율 상승갭이 메워졌다. 다시 원점에서 시작해야 하는 시점에서 외환딜러들의 반응도 상당히 조심스럽다. 시장에 만연한 물량에 대한 부담감과 엿새 내리 떨어진 환율의 기술적 반등 시점이 코앞에 닥쳤다는 점이 엇갈린 갈지자를 그리고 있기 때문. 관성에 의해 추가 하락을 기대하는 심리가 있는 반면 최근의 경제 펀더멘털과 달러/엔 환율의 수준을 봤을 때 1,300원 아래는 조심스럽다는 경계감이 혼재됐다. 한경닷컴이 18명의 국내 외환딜러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이번주 환율은 평균 1,292∼1,306원사이에서 움직일 것으로 나타났다. 지지선으로는 12명의 딜러가 1,290원까지 떨어질 것으로 보고 나머지 6명은 1,294∼1,295원을 저점으로 내다봤다. 대체적으로 달러 하락압력이 클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으로 이는 최근의 외국인 주식순매수와 보유물량의 출회가 이어질 것이란 보기 때문. 국내외 증시의 강세에 대한 기대감과 역외세력의 매도세가 출현하고 있다는 점이 가세한다. 특히 지난주 후반 대규모의 주식순매수자금이 주초에 쏟아질 것으로 보여 환율 하락에 대한 기대심리가 형성돼 있고 위축된 달러 매수세의 회복 여부가 반등의 시점과 맞물릴 것으로 보인다. 2주 내리 저점을 낮추면서 상반기 평균수준인 1,070원선으로 돌아온 엔/원 환율은 추가적으로 1,050선까지 내려도 지장이 없으리란 견해가 우세하다. 반면, 저항선으로는 11명의 딜러가 1,302∼1,305원이 될 것으로 봤으며 나머지 7명은 1,308∼1,310원까지 올라설 것으로 예측했다. 경제 펀더멘털상 원화 강세를 이끌기엔 역부족이라는 측면과 기술적 반등을 고려하는 측면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 최근 거리감을 느끼고 있지만 달러/엔 환율의 점진적인 상승세 또한 무시할 수 없다. 이에 따라 무엇보다 지난주 환율 하락에 절대적으로 기여했던 국내 증시 외국인의 주식순매수 지속여부와 불안감이 희석된 미국의 반발공습에 대한 향후 전개방향이 관건이다. 그동안 하락 조정에 대한 기술적 반등의 탄력이 크지 않으리란 예상에 따라 제한적인 하락세와 동시에 반등폭이 크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달여간 환율은 시장 논리와 경제상황을 반영하기보다는 심리적인 불안감의 증감에 따라 좌우된 양상이 짙다. 이같은 전개과정은 이번 주에도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최근 하락조정인지 추세가 꺾인 것인지는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며 "추가테러가 없고 현 공습상황이 유지되면 추세가 꺾인 것으로 봐야 하고 그렇지 않고 새로운 긴장감이 조성된다면 국면의 전환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외국계은행의 다른 딜러는 "미국의 공격개시일이후 불안감의 희석에 비례해서 환율이 내려왔다"며 "불안감이 커지면 환율이 상승하고 반대로 불면 하락했으며 이같이 심리적인 요소가 강한 상태여서 시장 메카니즘이 제대로 작동되지 못하는 측면이 강하다"고 전했다. [표] 은행권 딜러 환율전망치 (2001. 10. 15∼10. 19) (단위: 원) ------------------------------------------------ 딜 러 전망치 전망일 ------------------------------------------------ 산업은행 강한호과장 1,295∼1,305 10. 13 외환은행 구길모계장 1,294∼1,304 10. 13 기업은행 김성순계장 1,295∼1,310 10. 13 플릿내셔널 김영천지배인 1,290∼1,310 10. 12 조흥은행 김장욱계장 1,290∼1,305 10. 13 한빛은행 박시완대리 1,290∼1,310 10. 13 도이치 신용석부지점장 1,295∼1,310 10. 12 스탠다드 양호선부장 1,290∼1,305 10. 12 ABN암로 윤종원차장 1,290∼1,310 10. 12 체이스 이성희부지점장 1,290∼1,304 10. 12 HSBC 이주호부장 1,290∼1,308 10. 12 국민은행 이창영과장 1,290∼1,302 10. 13 아랍은행 정운갑지배인 1,290∼1,303 10. 12 주택은행 조성익대리 1,295∼1,305 10. 13 하나은행 조영석팀장 1,295∼1,310 10. 12 BOA 송화성지배인 1,290∼1,305 10. 12 신한은행 최성호과장 1,290∼1,305 10. 13 NAB 홍승모과장 1,290∼1,305 10. 12 -----------------------------------------------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