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광고를 정보로 대하려기보다 개그나 쇼 오락 정도로 즐기려는 경향이 있다. 최근 감각세대들에겐 광고회사에 취업하는 것이 선망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재미있고 자유분방한 삶이리라는 생각에서다. 더구나 TV 연예프로에 자주 보여지는 CF촬영장 스케치는 젊은 세대에게 한번쯤 도전해 보고 싶은 충동을 일게 할 것이다. 하지만 광고만큼 스트레스가 많고 긴장이 되는 직업도 드물다. 광고주와 소비자의 틈바구니에 낀 독특한 임무의 직업이기 때문이다. 이상과 현실의 틈에서 크리에이티브를 발휘하겠다고 좌충우돌하지만 결과는 항상 만족스럽지 못한게 우리네 인생이다. 광고업계에서는 이런 상황을 일컬어 "짜친다"고 한다. 원래 있었던 말이라는 설과 제일기획 P모씨가 처음 사용했다는 설이 있으나 아무튼 뉘앙스에서 바로 느껴지듯 상황의 틈바구니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해법을 찾지 못할때 우리는 "짜친다"라며 한숨을 쉰다. 짜치게 일하는 광고쟁이는 사생활도 어느 정도 포기하고 있다고 봐야 한다. 감독은 물론 광고회사의 PD,카피라이터,디자이너,크리에이티브 디렉터들은 죄 올빼미 인생이다. 촬영장과 편집실 그리고 가정 사이에서 "짜치게" 살아간다. 그래서 이런 우스개 소리도 생겼다. "애가 많이 컸죠?"라는 질문을 받으면 양팔을 좌우로 펼치며 "글쎄,이 정도요?"라고 표현한다는 것이다. 항상 누워 자는 아이만 보다 보니 그렇게 표현하게 되었다는 것인데 그냥 웃고 넘기기에는 양심이 저려오는 얘기다. 미국에서도 제일 먼저 죽고 제일 이혼율이 높은 직업인이 광고인이라고 한다. 짜치게 살기는 광고 선진국도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그러나 우리 광고인과는 다른 것이 있으니 한번 더 짜친다는 걸 느낀다. 그들은 어느 직업인 보다 높은 연봉으로 보상받고 있는 것이다. 아,짜친다. < 제일기획 안해익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