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남대문으로 대표되는 패션 소매시장이 경기부진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몇년동안 이 일대를 뜨겁게 달궜던 창업열기도 "언제 그랬냐"는 듯 사그라들고 있다. "대박의 꿈"을 갖고 몰려들던 젊은이들의 발길도 뜸해졌다. "열심히 뛰어봤자 실패할게 뻔하다"는 인식이 확산된 때문이다. 그러나 시장에서 뼈가 굵은 베테랑 상인들은 "경기가 안좋은 것은 사실이지만 그만큼 기회도 크다"고 강조한다. 물론 철저한 시장조사와 남다른 각오가 따라야 한다. 동대문 정보사이트 동타닷컴(www.dongta.com)에 게재된 "패션 소매점포 창업가이드"를 소개한다. 동타는 베테랑상인 신용남 사장이 운영하는 사이트로 지난해부터 예비 창업자들을 위한 "창업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지역정서 파악=실력있는 도매상인들은 지역에 따라 팔리는 상품이 다르다고 말한다. "이상품은 대구에서,저상품은 광주에서..."하는 식으로 지역에 따라 잘 나가는 상품이 따로 있다는 것이다. 서울만해도 강남과 강북에서 인기있는 상품의 디자인에는 차이가 있다. 지역 정서를 파악하는 일은 패션소매점 창업의 시작이다. 시장조사=최소한 자신이 점포를 내려는 곳으로부터 반경 30km 이내의 상권은 철저히 파악해야 한다. 작은 도시에서는 도시 전체를 봐야하고 대도시라하더라도 범위가 넓을수록 좋다. 어떤 품목을 취급할지는 철저하게 자기자신에게 달려 있다. 남에게서 "요즘은 어떤 상품이 잘 나간다"는 정보를 듣는 것도 좋다. 그러나 "내가 가장 잘 팔 수 있는 물건은 무엇일까"를 생각하는 게 먼저다. 아이템 선정 및 분석=두타,밀리오레 등 패션몰의 점포크기는 1.5~3평 수준. 따라서 한 매장에 다양한 종류의 패션을 선보이는 것은 불가능하다. 경쟁력 있는 아이템 1개를 잡아 승부를 걸어야 한다. 매장오픈 과정에서 상품구입에 드는 비용은 아이템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개 5백만~1천만원 수준으로 생각하면 된다. 요즘 어떤 아이템이 유행하는지 알아보는 방법도 가지가지다. 발로 뛰는 시장조사가 대표적이다. 자신의 점포가 위치한 상권 분석이 어느 정도 됐다고 판단되면 두타,밀리오레 등 대형 소매 쇼핑몰들이 모여있는 동대문 "서편제"로의 여행을 떠나 본다.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고 강점을 극대화시킬 수 있다. 동대문 도매상권 나들이=지역상권에서,서편제에서,그리고 패션잡지에서 보았던 상품의 고향을 찾는 작업이 도매상권 나들이의 목적이다. 이곳에는 수많은 상가들이 있고 나름대로의 특성을 가지고 있다. 각각의 도매시장 분위기를 파악하고 대박을 터뜨릴 수 있는 상품을 찾는 작업을 병행한다. 열심히 돌아다니는 사람일수록 "숨겨진 진주"를 찾아낼 확률이 높다. 매장 인테리어=인테리어 작업은 수천개 점포가 몰려있는 상가에서 자신의 존재를 부각시키는 작업이다. 매장을 꾸미는 방법은 수백가지도 넘는다. 그러나 준비단계에서 자신이 생각했던 사업 컨셉트와 일치되는 점포를 만들어야 한다는 사실을 항상 유념해야 한다. 제품구입=도매상권 시장조사를 하면서 나름대로 어떤 도매상과 거래를 할 것인지를 결정하게 된다. 초보상인들의 경우 지나친 의욕으로 한꺼번에 많은 제품을 들여놓거나 너무 많은 도매상들과 거래를 트는 실수를 범하기도 한다. 그러나 과욕은 금물이다. 한번에 모든 물건을 구입하는 것보다 3일 정도로 나눠 들여오는 게 좋다. 첫날은 메인 아이템,둘째날은 보조 아이템,마지막 날은 첫 이틀간 챙기지 못한 물품을 들여오는 식이다. 거래선도 알찬 도매점 5개 정도면 충분하다. 송종현 기자 scream@hanky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