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기준 (2001년 별세) =한국 경제사학 발전에 공헌한 경제학계의 대원로. '실학사상의 사회경제적 배경' 등 주요 논문과 '한국 근대화와 민족자본' '한국 근대화와 기업인' '한국 자본주의 발전사' '한국 기업가사 연구' 등의 저서를 통해 우리 현대 경제사 연구에 기초를 마련했다. ◇ 조순 (73) =20여년 동안 서울대 교수를 지낸 화폐금융론의 대가. '한국 경제의 현실과 진로' '중장기 경제개발 전략에 관한 연구' '금융 발전의 조건과 한국 금융의 과제' 'J.M.케인스' 등 주요 저작은 경제이론은 물론 역사와 철학에 걸쳐 균형 감각을 유지한 수준 높은 저서 및 논문으로 평가되고 있다. ◇ 고승제 (95년 별세) =한국 현실에 서구 근대경제이론을 도입하는데 앞장섰다. '한국 금융사 연구' '한국 경제론' '한국 근대화론' 등이 대표 저작. 20대 초반부터 다산(茶山)에 심취했던 그는 다산사상의 핵을 이루는 '중용(中庸)'을 양극을 포용하는 역동적 개념으로 보고 물질이나 이념 모두 극단으로 치닫지 않으면서 사회 갈등을 조절하는 중산층이 형성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 김준보 (86) =초창기 한국 경제학의 학문적 기틀을 잡는데 기여한 인물. 한국 경제 이론이 단순한 모형 분석에 그쳐서는 안되며 언제나 객관적 문제 인식과 과학적 해명, 실증적 평가방법이 수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국 자본주의사 연구' '산업연관 분석론' '한국 경제와 임금구조' 등이 대표 저작. ◇ 임원택 (79) =우리나라 경제학계가 케인스 이론 중심의 신고전파 경제학으로 편중된 상황에서 영국 고전파와 오스트리아학파 로잔학파 등을 광범위하게 연구함으로써 한국 경제학계가 이론적으로 풍성해질 수 있는 기반을 제공했다. 그는 한국 경제학에 역사학 사회학 논리학 등을 포함시켜 단순한 경제학의 테두리를 넘어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 김옥근 (2000년 별세) =평생을 경제사 연구에 집중한 학자. 치밀하게 고문헌을 고증해 한국 경제사학계의 실증적 연구 풍토를 선도했다. '한국 토지제도사 연구' '고려 재정사 연구' 등의 저서와 '이조 전세제도 연구' 등의 논문에서 나타나듯 김 교수의 고문헌 고증 능력은 일반 사학자들의 수준을 뛰어넘은 것으로 평가받는다. ◇ 이기준 (98년 별세) =한국 경제학계에서는 생소한 경제학 도입사를 연구했다. '자료 한국 경제학 발달사' '교육 한국 경제학 발달사' 등의 저작을 통해 구한말 이래 한국 사회에 서구 경제학이 도입되는 과정을 실증적으로 고찰했다. ◇ 김윤환 (80) =한국에서 노동경제학으로 일관한 몇 안 되는 학자. '노동경제학' '한국 노동운동사' '현대 경제체제 사상의 조류' '현대 자본주의론' 등의 저서를 통해 한국 자본주의의 전개 과정을 노동 측면에서 고찰했다. 무분별한 고도성장 과정에서 야기된 각종 부작용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공공부문을 연구 대상으로 하는 '공공경제학' 분야의 확립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 권병탁 (72) =고려말에서 조선말기까지의 생산양식을 실증적으로 연구해 초기 자본주의의 발전 형태를 구명했다. 일반 사회경제사와는 달리 새로운 체제의 시대 조명 등 독특한 분석방법으로 경제사를 고찰, 한국 자본주의의 발전 과정을 주체적인 관점에서 파악하는데 크게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 경제사 특수 연구' '이조 말기의 농촌 직물수공업 연구' '전통 도자의 생산과 수요' 등이 대표 저서. ◇ 변형윤 (74) =한국 경제학계에 계량경제학을 도입한 선구자. 또 주 저서인 '한국 경제 연구' '현대경제학 연구' '한국 경제의 전개과정'을 통해 이론경제학 발전에 크게 공헌했다. 그는 응용 지향적이고 정책 지향적인 한국 경제학계의 편중성을 우려하고 순수이론 내지 기초이론을 아우르는 균형있는 경제학 연구를 촉구했다. ◇ 박광순 (66) =30여년 동안 한국의 어업경제사 연구에 일관했다. 박 교수는 끊임없이 한국 어업공동체의 육성과 지역경제 발전을 위한 이론적 토대를 제공했다. 특히 '한국 어업경제사 연구-어업공동체론'이라는 저서를 통해 어업공동체의 존립 조건과 한국 어업공동체의 전개 형태를 구명함으로써 한국 어업경제사의 방향을 제시한 것으로 평가받는다. ◇ 주종환 (72) ='농업경제학 연구' '한국 자본주의사론' 등을 통해 한국 농업경제학의 이론적 체계를 마련했다. 또 한국 자본주의 발전 과정을 이론적으로 고찰했다. 각종 경제제도와 관행이 민주화돼야 한다고 역설했으며 민간이 정부의 독주를 견제할 권한을 가져야 한다고 생각했다. ◇ 박우희 (66) =기술철학과 경제철학을 통합해 한국의 기술경제학을 정립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의 기술발전' '기술흡수 경제학' 등이 대표 저서. 그는 기술의 발달이 후기 산업사회를 크게 변혁시킬 원동력이라고 파악했다. 또 물질문명의 병폐는 인간 중심의 정신적 사고를 통해서만 보완될 수 있다고 믿었다. ◇ 김병태 (74) =한국 농업경제학계의 대가. 농업경제 연구에 일생을 바친 김 교수는 '한국 농업경제론' '토지경제론' '농지개혁 전사(공저)' 등의 저서와 '머슴에 관한 연구' '한국 농업의 기계화에 필요한 경영형태 및 사회경제제도' '농업구조 개선과 농지정책' 등의 논문을 통해 한국 농업의 실상을 적나라하게 파헤치고 개선 방법을 제시했다. ◇ 김영호 (61) =다산 정약용의 개혁적 실학사상을 신봉하는 전형적인 학자. 기술경제학 전공으로 한국 경제의 현실인식과 기술분업 전략을 꾸준히 연구해 왔다. '동아시아 공업화와 세계 자본주의' '실학의 개신유학적 구조' 등이 대표 저서. ◇ 전철환 (63) =한국의 통화금융정책 수립과 금융산업의 체질 개선 및 방향 정립에 크게 기여했다. 그는 경제란 추상성과 분석에만 치중하기보다 유연하고 경험적이며 현실성을 중시해야 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대표 저서는 '사회정의와 경제의 논리' '한국 경제론' 등.서울상대 졸업후 경제기획원 중화학공업기획단, 충남대 교수를 거쳐 현재 우리나라 금융통화정책을 책임지는 한국은행 총재직을 맡고 있다. ◇ 김일곤 (69) =기존 경제발전 이론들이 간과해온 문화적 변수를 경제학 연구에 포함시켜 경제발전 이론과 현실 사이의 괴리를 좁히는데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동아시아 경제발전에 유교문화가 끼친 영향을 학술적으로 입증했다. 대표 저서는 '동아시아의 경제발전과 유교문화' '유교문화권의 질서와 경제' 등. ◇ 윤석범 (64) =계량경제학을 한국적 현실에 접목시킨 선각자. 한국의 소비자 함수 측정, 물가변동, 소득 분포 및 격차에 관한 연구 등 굵직한 업적을 남겼다. 연세대 경제학과 졸업후 미국 펜실베이니아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고 한국 계량경제학회 회장, 아시아태평양개발센터 소장 등을 역임했다. ◇ 김종현 (70) =영국의 산업혁명과 공업화를 중심으로 구미 제국과 일본의 공업화를 비교사적 관점에서 연구했다. 경제성장 요소 중 주류 경제학에서 간과됐던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을 심도있게 다뤘고 후진국의 공업화와 해방후 한국의 공업화 과정을 비교 분석했다. ◇ 정병휴 (78) =한국 산업의 독과점 구조와 규제방안에 대한 깊이 있는 연구로 국내 공정거래법 제정과 정착에 이론적 기초를 제공했다. 지난 60년 서울대 상대에서 한국에선 처음으로 미시경제학 강의를 시작한 국내 미시경제학계의 선구자이기도 하다. '공정거래법의 이념과 문제점' '한국 산업의 독과점 구조와 그 규제방안에 관한 연구' '한국의 재벌부문과 경제력 집중' 등이 대표 저술로 꼽힌다. ◇ 김병주 (62) =우리나라 통화신용정책을 체계적으로 분석.비판함으로써 그간 경제발전 과정에서 입안.집행됐던 중앙은행 통화신용정책의 공과와 영향력을 분석했다. 비은행 금융회사에 대해서도 연구, 우리나라 금융시장의 총체적 구조를 파악하는 데 일조한 것은 물론 평생소득가설을 기초로 우리나라 사람들의 저축형태를 분석, 저축형태가 우리나라의 금융시장과 갖는 불가분의 유대를 구명(究明)해 냈다. 이방실 기자 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