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상했던 일이지만 미국이 아프간에 대해 테러응징을 위한 공습을 시작함에 따라 국내외 경제에 미칠 영향과 대책을 다시 한번 점검해봐야 할 것 같다. 정부도 민관 비상경제대책회의를 구성해 대응방안을 논의하는 등 나름대로 대비를 하고 있지만 이번 테러보복 공격이 어떤 양상으로 급변할지 몰라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가뜩이나 경제사정이 좋지 않은데다 구조적으로 대외의존도가 매우 높아 해외경제여건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우리 처지에서는 더욱 그렇다. 지금 전세계 관심은 1차적으로 이번 반테러 전쟁이 얼마동안 지속되고,어느정도 범위로 전개될 것이냐는 점에 모아지고 있다. 공격이 단기간에 끝나고 중동 등 다른 지역으로 번지지만 않는다면 미국 테러참사 이후 세계경제를 짓눌러온 불확실성을 제거한다는 점에서 오히려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리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일치된 전망이다. 그렇지 않고 전쟁이 장기간 계속되거나 역내정세가 불안한 중동지역으로 번질 경우 국내외 경제에 엄청난 악영향을 미칠 것은 두말할 필요도 없다. 현재로선 국제유가나 세계증시를 비롯한 국제금융시장 반응은 차분한 편이다. 국제유가는 세계경제 악화로 인해 약세기조를 지속하고 있고 공습 이후에도 배럴당 약 40센트 정도 올랐을 뿐이다. 달러환율도 달러당 1엔 정도 떨어지는 약보합세를 보이고 있고 아시아증시도 약세를 나타냈으나 폭락하진 않았다. 국내 주가 금리 환율 등도 큰 변동없이 소강상태를 보이고 있다. 그러나 우리 입장에서는 사태추이를 결코 낙관할 수만은 없다. 우선 수출부진 가속화 등 실물경제가 큰 타격을 받는 것이 불가피하다. 그리고 이번 전쟁이 중동지역으로 번지지 않는다고 해도 부시 미국 대통령도 여러차례 강조했듯이 상당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높은데,그렇게 되면 유류 성수기인 겨울철에 국제유가가 올라 우리경제에 또다시 충격을 줄 수 있다. 따라서 관계당국은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논의된 2조원 규모의 2차 추경예산 편성,오는 11일 열리는 금통위의 추가 금리인하와 같은 거시안정대책 외에 수출촉진,원유수급 안정,외자유치 강화,기업규제 완화,구조조정 가속화 등에도 힘써야 할 것이다. 김대중 대통령도 특별담화에서 밝혔지만 정부는 어떤 상황변화에도 대응할 수 있는 만반의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시장신뢰를 얻는 일이 중요한데 이를 위해 기업과 일반국민의 이해와 전폭적인 협력이 뒷받침돼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