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처럼 빅모델이 나오는 광고를 좋아하는 국민들도 없다고 한다. 하지만 누구나 광고를 평가할때는 "모델에 편승하지 말고 기발한 아이디어로 승부하라"는 정반대의 충고를 쉽게 한다. 그럴 때마다 광고쟁이들은 혈압이 오른다. "누군 아이디어 내기 싫어 안냅니까?빅모델을 써야 매출효과가 있으니 어쩝니까?"라는 억울함이 끓어 오르는 것이다. 혈압상승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빅모델 선호의 풍토는 모델들의 고자세를 부추긴다. 촬영현장 이동시 퍼스트클래스 타야한다고 콧대세우는 탤런트 K모양,촬영시간 다지나고 얼큰한 모습으로 나타나 "음주촬영" 추태부리는 탤런트 O모씨,이벤트 출연 계약해놓고 광고주 사장님까지 바람맞히는 새파란 가수 K모군 등등. 빅모델 천국의 광고판이다보니 웃지못할 해프닝들이 난무한다. 빅스타는 어느 나라건 동경의 대상이지만 광고수준이 높은 나라일수록 빅모델을 쓰지 않는다. "어떻게든 당장의 매출에 기여하는 광고"와 "장기적으로 브랜드파워를 만드는 광고"의 기로에서 현명한 선택을 하는 것이다. 십여년간 광고계를 주름잡았던 C모양과 H모양,그들은 지금도 빅모델 대접을 받고 있다. 그런데 그들이 출연했던 브랜드들이 지금은 거의 기억되지 않는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반면 십여년간 의리있게 한 회사에만 출연해온 탤런트 K모씨와 영화배우 A모씨의 사례는 성공적인 경우라고 말한다. 그들이 곧 특정브랜드를 떠올려주니 말이다. 하지만 거기에도 문제가 있다. 모델이 나이가 들면서 덩달아 "브랜드 노화병"에 걸리고 만 것이다. 빅모델 활용은 광고표현을 위한 수만가지 방법 중 하나일 뿐이다. "광고=크리에이티비티"라는 본질을 모두가 인식하자. 광고주는 장기적인 누적효과를 생각해야 하며 소비자들 역시 현명한 소비 주체로서 성숙된 광고수용의 자세를 보여야 한다. 그것만이 광고쟁이들을 진정한 아이디어의 승부사로 키워주는 자극제이며 동기가 된다. 안해익 < 제일기획 크리에니티브 디렉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