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율산신화'의 주인공 신선호 회장이 재기의 발판으로 삼았던 센트럴시티그룹의 경영권을 제3자에게 넘김으로써 또한번 시련을 맞았다. 센트럴시티그룹은 신 회장이 그룹의 모회사격인 ㈜센트럴시티 보유지분 99.7% 가운데 50.9%를 구조조정 전문회사인 I&R코리아와 센트럴시티에 넘겨 그룹의 경영권이 신 회장에게서 I&R코리아로 넘어갔다고 5일 밝혔다. 신명호 아시아개발은행(ADB) 부총재의 친동생인 신 회장은 지난 75년 자본금 100만원으로 무역상사 율산실업을 설립한뒤 불과 4년만에 계열사 14개를 거느린 재벌총수로 성장, 한때 '재계의 무서운 아이'로 주목받기도 했다. 그러나 그는 지난 79년 율산그룹이 자금난으로 부도를 내고 외환관리법 위반으로 검찰에 구속되면서 재계에서 모습을 감춘뒤 외부와의 접촉을 끊고 그동안 재기를노려왔다는 후문이다. 우여곡절 끝에 신 회장은 지난해 반포동 센트럴시티를 오픈하며 20여년 만의 화려한 외출을 시도했으나 영업실적이 당초 계획을 밑돌아 지난해 300억원의 적자를냈을 뿐만 아니라 5천억원에 달하는 부채로 인해 유동성 위기를 겪었다. 이에따라 신 회장은 지난 3월 채권단으로부터 2천700억원의 신규여신과 기존 여신 1천억원의 장기여신 전환 등 지원을 받는 조건으로 경영권을 내놓겠다는 약속을한후 그동안 여러 업체와 지분매각을 위한 협상을 벌인 끝에 I&R코리아를 최종 파트너로 선택했다. 그러나 신 회장이 지주회사인 센트럴시티의 지분을 50% 이상 넘기고 경영권 포기각서까지 썼지만 당장 경영일선에서 물러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I&R코리아 관계자는 "지분을 넘겼지만 신 회장이 여전히 48.8%에 달하는 개인지분을 보유하고 있다"면서 "I&R코리아 입장에서도 센트럴시티의 상황을 잘 아는 신회장이 필요하고 또 신 회장도 센트럴시티에 애정을 갖고 있어 이사 자격으로 계속경영에 참여할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연합뉴스) 류지복기자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