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장초 1,316원까지 오르는 급등세를 보인 환율이 꾸준히 오름폭을 줄이는 궤도를 그렸다. 추석 연휴기간 동안의 달러/엔 환율과 NDF시장 달러/원 환율의 오름세에 자극받았지만 갑작스레 높아진 환율 수준에 물량 공급이 적극 이뤄지고 달러/엔의 장중 하락과 국내 증시의 급등이 하락조정에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정유사를 비롯한 업체들의 저가 매수세는 이어져 1,310원대 안착에 대한 의지를 내비췄다. 주말을 앞두고 크게 움직일만한 요인이 부각되지 않는 가운데 1,320원은 아직 먼 레벨로 인식돼 박스권 거래가 예상된다. 4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지난 금요일보다 3.50원 오른 1,313.10원에 마감했다. 지난 4월 30일 1,319.70원으로 마감된 이후 5개월중 최고치. ◆ 분위기 탐색 이어질 듯 = 5일 환율도 이날 분위기탐색전의 분위기가 이어질 전망이다. 이미 연휴기간중의 변수는 반영한 만큼 앞으로의 증시 동향과 수급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1,310원대 안착 분위기는 짙어졌으나 1,320원은 아직 힘들다는 것이 지배적인 견해. 외국계은행의 한 딜러는 "주가도 급등하고 이월네고분과 보유물량에 대한 처분이 적극 이뤄졌다"며 "NDF시장에서 끌어올린 것도 실수에 의해 오른 것으로 보여 1,320원은 아직 거리감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외국인의 주식매매동향이 변수로서의 영향력이 커질 것으로 보이며 타겟은 1,320원까지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며 "내일은 1,310∼1,317원으로 넓게 잡고 주레인지는 1,312∼1,316원이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시중은행의 다른 딜러는 "1,315원을 넘기느냐가 관건이었으나 일단은 주식 급등과 이월물량 부담으로 그렇지 못했다"며 "주말을 앞두고 포지션 정리가 이뤄지고 외생변수가 없다면 크게 움직일만한 요인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달러/엔도 박스권에 머물고 있는 만큼 증시에 포인트를 맞출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 연휴중 상승 요인 반영 = 이날 1,310원대에 무혈 입성한 환율은 연휴기간중의 상승 요인들을 개장초에 반영한 뒤 오름세를 이어갔다. 달러/엔 환율은 연휴기간중 일본은행(BOJ)의 개입과 미국의 금리인하에 힘입어 3주중 최고수준인 121.12엔까지 올라서기도 했으며 3일 뉴욕에서 120.56엔에 마감했다. 이날 흐름도 오전중에는 120.60엔대를 주로 거닐다가 120.30엔대로 소폭 하락하긴 했으나 지난 금요일에 비해 1엔가량 올라선 수준으로 인해 달러/원의 오름세를 자극하는 요인이 됐다. 달러/엔은 오후 5시 현재 120.33엔이다. 달러/엔은 3일 발표된 일본은행(BOJ)의 단칸지수가 -33을 기록, 전문가 전망치인 -30보다 낮은 수준을 기록해 엔화에 악영향을 미쳤다. 또 BOJ의 시장 개입과 미국의 금리인하도 각각 엔화 약세, 달러화 강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업체들은 연휴기간이후의 동정을 파악하느라 적극적인 움직임은 보이지 않고 분위기 파악에 주력하는 가운데 이월 네고물량을 적극적으로 내다팔았다. 약간의 공급우위 장세였으며 결제수요는 꾸준히 신규로 유입됐다. 역외세력은 NDF시장에서보다 강도가 약해졌으나 '달러사자'쪽에 무게중심을 뒀다. 1,315원 이상에서는 차익실현 매물과 너무 높다는 인식으로 인해 추가 상승을 꾀하기엔 버거웠다. ◆ 환율 움직임 및 기타지표 = 지난 금요일보다 4.40원 높은 1,314원에 출발한 환율은 개장 직후 전 고점인 1,314.50원을 손쉽게 깨고 이날 고점인 1,316원까지 올라섰다. 역외선물환(NDF)시장의 달러/원 환율은 추석 연휴기간중 큰 폭으로 올라 한때 1,321원까지 올라섰으며 3일 뉴욕장에서는 1,317.50/1,319.50원으로 마감한 바 있다. 이후 환율은 이월 네고물량 공급으로 1,313.40원까지 미끄러진 뒤 물량 소진 과정을 거쳐 다시 오름세를 보였으나 주로 1,314원선에서 흐른 끝에 1,314.40원에 오전장을 마쳤다. 오전 마감가보다 0.20원 내린 1,314.20원에 오후장을 연 환율은 차츰 레벨을 낮춰 1시 40분경 1,313.70원까지 다다랐으나 오후 개장 1시간여동안 이 범위에서만 등락했다. 그러나 달러/엔 환율이 하락하고 차익실현매물과 이월 네고물량이 공급되면서 서서히 저점을 낮추기 시작한 환율은 1,312.40원까지 저점을 낮춘 뒤 소폭 되오르며 1,313.10원에 마감했다. 장중 고점은 1,316원으로 전 고점인 지난 7월 24일의 1,314.50원을 깬 것을 물론 지난 4월 23일 장중 1,318원을 기록한 이래 최고치였으며 저점은 1,312.60원을 기록했다. 변동폭은 개장초의 급등세를 빼면 대체로 1,312∼1,314원 근처에서 움직인 탓에 3.40원으로 크지 않았다. 국내 증시의 외국인은 지난 금요일에 이어 2영업일 내리 주식을 사는 데 무게를 싣고 거래소와 코스닥시장에서 각각 962억원, 95억원의 매수우위를 기록했다. 주식순매수 규모가 1,000억원을 넘어선 것은 지난 8월 17일 이후 처음. 종합주가지수는 미국 테러사태이후 처음으로 500선을 넘어서는瀕?장세를 연출하며 지난 금요일보다 20.96포인트, 4.37% 오른 500.64로 마감했다. 이같은 증시 강세는 환율 오름폭을 축소하는 요인이 됐다. 이날 현물 거래량은 서울외국환중개를 통해 13억1,690만달러, 한국자금중개를 통해 7억630만달러를 기록했다. 스왑은 각각 4억3,040만달러, 3억7,200만달러가 거래됐다. 5일 기준환율은 1,313.90원으로 고시된다. 한경닷컴 이준수기자 jslyd012@hankyung.com